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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등록 : 2017.04.21 04:40

석연찮은 사진 3장… 미 항모 칼빈슨호 ‘항로 미스터리’

등록 : 2017.04.21 04:40

12일 남중국해서 작전 수행

한반도로 항로 바꾼다더니

15일 돌연 印尼 해역 출현

“호주해군과 훈련” 주장 의문

중국 의식한 기만전술 의혹

미국의 항공모함 칼빈슨이 12일 남중국해에서 작전하던 도중 F/A-18E 슈퍼호넷 전투기가 갑판에서 이륙하고 있다. 미 성조지 19일 보도.

미 항모 칼빈슨함이 15일 인도네시아 순다 해협을 지나고 있다. 미해군 flickr.

호주 해군 호위함 HMAS Ballarat(왼쪽)과 중국 해군 호위함 Huangshan이 18일 남중국해에서 탐색구조 훈련을 하고 있다. 왕립 호주 해군 홈페이지 19일자 보도.

한반도로 향하고 있는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의 최근 항로가 석연치 않다. 항모의 위치가 남중국해에서 돌연 인도양으로 건너뛰는가 하면, 함께 훈련했다던 호주 해군 함정은 전혀 다른 곳에서 발견되는 등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미국이 전략자산인 칼빈슨의 항해 안전을 보장하고 중국을 의식한 기만전술 차원에서 항로를 조작했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미 국방부 기관지 ‘성조지’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12일 남중국해에서 촬영한 사진에 칼빈슨의 갑판 위로 F/A-18E 슈퍼호넷 전투기가 이륙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사진 1) 칼빈슨이 적어도 12일까지는 남중국해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칼빈슨은 앞서 4일 싱가포르에 들러 항공유 등 보급을 마친 뒤 8일 북쪽으로 출항했다.

하지만 사흘 뒤인 15일 미 해군은 칼빈슨이 인도네시아 해역인 순다 해협을 지나고 있다고 공개했다.(사진 2)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미 언론들이 18일(현지시간) 이 사진을 일제히 보도하면서 칼빈슨이 싱가포르를 출항해 한반도로 항로를 바꾼 것이 아니라, 당초 일정대로 인도양에서 호주 해군과 군사훈련을 했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하지만 칼빈슨이 12일 남중국해에서 작전을 수행한 것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우리는 함대를 보낼 것이다. 매우 강력한 함대”라고 밝혔을 당시 칼빈슨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었던 것이 된다. 하지만 사흘 뒤 칼빈슨의 위치는 남쪽으로 2,000km를 내려온 순다해협을 지나는 것으로 나타나 칼빈슨의 항로 자체가 그야말로 의문투성이인 셈이다. 이 때문에 미군이 공개한 일정이나 항로 자체가 조작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칼빈슨이 호주 북서쪽 해상 인도양에서 호주 해군과 훈련을 했다는 미국 언론들의 보도도 곧이 믿기 어렵다. 양국이 훈련장면을 공개하지 않아 어떤 함정이 훈련에 참여했는지, 훈련 내용은 무엇인지 베일에 싸여 있다. 외신 가운데 유독 호주 ABC방송이 19일 “왕립 호주해군의 호위함인 HMAS 밸러랫(Ballarat)이 칼빈슨과 연합훈련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호주 해군의 19일 발표에 따르면, 호위함 밸러랫은 18일 남중국해에서 중국 함정들과 탐색 구조훈련을 하고 있었다.(사진 3) 앞서 13일에는 중국의 항구에 정박한 사진도 공개됐다. 밸러랫이 2,000여㎞ 떨어진 남중국해와 인도양 사이를 순간 이동하지 않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칼빈슨이 호주 함정과 실제 훈련을 하지 않았거나, 칼빈슨이 남중국해에 머물며 아예 호주 쪽으로 가지 않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칼빈슨은 일본 자위대와의 훈련을 거쳐 27~28일 동해상에서 우리 해군과 해상훈련에 나설 것이란 게 미국의 공식 설명이다. 하지만 한반도를 향해 북상한다고 알려진 지난 10여일 동안의 항로는 미궁 속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20일 “칼빈슨의 항로에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 호주와의 해상훈련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의혹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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