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국민의당 후보(광주 광산을)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대통령 저격 포스터’ 사진 한 장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좀처럼 국민의당을 비판하지 않던 새누리당이 연일 권 후보와 국민의당에 대해 날 선 공격을 개시했다. 3일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안형환 대변인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권 후보의 저급한 행태는 국민에 대한 저격이다. 야당의 막말 수준이 막장까지 치달았다. 이번 권 후보의 행태로 야당은 막장정치의 정점을 찍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진운 SNS 부대변인도 이날 현안 논평에서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군복을 입고 군 통수권자에 대해 ‘저격’ 운운하는 저급한 이미지를 페이스북에 올려놓고 희희낙락할 수 있는지 이해 불가”라면서 “이는 국군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을 저격한다는 내용의 포스터로 물의를 일으킨 권 후보 측이 관련 글을 삭제하고 침묵하고 있다”며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권 후보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런 3류 저격수를 데리고 새정치 운운하는 안철수 대표도 딱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문제의 사진은 1일 권 후보가 자신의 페북에 올린 것으로, 권 후보가 사막무장무늬 군복 차림으로 저격총을 겨누는 모습과 함께 ‘박근혜 잡을 저격수, 권은희지 말입니다. 다음은 국보위 너다’라는 문구를 적어 넣었다. 요즘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인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권 후보야말로 박 대통령을 잡을 정치인인 동시에, 국보위 출신의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잡을 수 있는 정치인이라고 강조하는 내용이다.
SNS에서 ‘박대통령 저격 포스터’라는 등 논란이 커지자, 권 의원 측은 2일 오후 관련 포스터를 삭제했다. 권 의원 측은 “지지자가 작성한 것”이라며 권 의원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새누리당은 그러나 같은 날 밤 공식 페이스북에 논란이 된 사진을 올리면서 “선거포스터로 막말을 해보자(는 거냐). 막장 홍보”라고 권 의원을 맹비난하고 #국민의당 #더불어민주당 2중대라는 태그를 달아 권 의원과 국민의당을 한꺼번에 비난했다.
파문이 커지자 권 의원 선대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유를 떠나 일련의 논란을 초래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선대위 차원에서 신중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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