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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도 몰랐다… 스타라면 알아둬야 할 '일베 용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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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도 몰랐다… 스타라면 알아둬야 할 '일베 용어사전'

입력
2016.02.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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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준열. 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배우 류준열. 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연예계 샛별이 곤욕을 치렀다. 배우 류준열이 SNS 발언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 회원 의혹에 휘말렸다. 근거는 이렇다. 몇 주 전 류준열이 절벽을 오르는 사진을 게재한 뒤 '엄마 두부 심부름 가는 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자 몇몇 네티즌이 故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일베 인증 행위라며 비난했다. '두부'는 2009년 부산대병원이 노 전 대통령의 사망 원인을 '두부 외상'으로 발표하면서 일베 회원들 사이에 자주 거론된 단어다.

류준열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즉각 대응했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류준열은 일베 회원이 아니다. 최초 유포자를 수색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류준열의 20년 지기 친구라고 주장하는 네티즌까지 등장해 그를 옹호하면서 사태는 어느 정도 진정됐다.

최근 3~4년 사이 소소한 언행으로 '일베' 의혹에 휘말리는 연예인이 늘고 있다. 이들이 내놓는 해명은 늘 일맥상통한다. '일베' 행위인지 몰랐다는 것이다. 무심코 한 행동으로 힘들게 쌓은 명성을 잃기 싫다면 이제 '일베'도 공부해야 할 판이다.

걸그룹 크레용팝의 멤버 엘린(오른쪽). 2013년 한 연말 시상식에서 한 손인사 때문에 '일베 논란'에 휘말렸다. MBC 방송화면 캡처
걸그룹 크레용팝의 멤버 엘린(오른쪽). 2013년 한 연말 시상식에서 한 손인사 때문에 '일베 논란'에 휘말렸다. MBC 방송화면 캡처

연예인 '일베 잔혹사'

' 빠빠빠'로 국민 걸그룹이 된 크레용팝은 잦은 일베 의혹으로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았다. 2013년 크레용팝은 '노무노무'(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말)와 '쩔뚜기'(故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말)라는 단어를 사용해 뭇매를 맞았다. 여기에 연말 시상식에서 멤버 엘린이 '일베' 인증 손동작을 취했다는 의혹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 논란으로 크레용팝이 모델로 나온 온라인 쇼핑몰 불매 운동이 일어났고, 광고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일베'의 덫에 걸려들면 몇 년이 지나도 논란은 꼬리표처럼 따라온다. 진위 여부는 중요치 않다. 가수 김진표는 2012년 XTM '탑기어 코리아 시즌2'에서 헬기가 추락하는 장면을 보며 "운지를 하고 만다"고 말했다. '운지'는 노 전 대통령의 투신을 1990년대 유행했던 드링크 '운지천' 광고에 빗대 희화화한 '일베' 용어다.

당시 김진표가 "단어의 어원이 그런 것인 줄 꿈에도 몰랐다"고 해명하면서 사태는 수습됐다. 그러나 2014년 그가 MBC '아빠 어디가'에 출연하자 과거 '일베' 논란이 재점화됐다. 결국 김진표는 해당 발언에 대해 재차 사과하고 프로그램에서 자진하차했다.

걸그룹 시크릿의 전효성은 2013년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에서 "우리는 개성을 존중하는 팀이다. 민주화 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화'는 '일베'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을 빗대 '억압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전효성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정확한 뜻을 알지 못하고 적절하지 못한 단어를 사용한 점 반성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알아야 피해간다…'일베 용어 사전'

네티즌이 '일베' 의혹을 제기한 사례를 돌아보면 다소 억지스러운 추측도 있다. 일례로 '손동작 인증' 논란이 일었던 엘린의 경우다. 크레용팝 멤버들은 평소 이니셜을 손 모양으로 표현해 팬들에게 인사하는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엘린의 손과 '일베' 인증 손동작이 다르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엘린의 소속사 크롬엔터테인먼트 측은 "엘린의 알파벳 E를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베' 의혹 진위 여부와는 별개로 그가 단순히 손인사를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일베'가 성장하면서 관련 신조어나 인증 행위가 쏟아지고 있다. 영역이 확장되다 보니 커뮤니티를 피한다고 안전한 것도 아니다. '피꺼솟'(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뜻) 등 자신도 모르게 일상생활에서 '일베'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용어를 정확히 알고 오해의 소지가 없게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 스타들을 포함해 난데없이 곤욕을 치르고 싶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일베' 회원이 쓰는 대표적인 은어 20가지를 정리했다.

류준열의 경우 '두부' 발언이 문제가 되자 tvN '꽃보다 청춘-아프리카'에서 '데모크라시'를 언급한 일까지 거론됐다. '데모크라시'(Democracy)는 통상 민주주의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일베에서는 '비추천' 등 부정적인 의미로 활용된다. '알보칠'은 전라도 사람을 비하하는 단어로 지도 상에서 전라도가 시계 7시 방향에 있는 것을 빗댄 은어다. 행동하는 게이의 줄임말인 '행게이'는 처음으로 어떤 일을 해낸 사람에게 붙이는 지칭이다.

한편 류준열의 해명과 지인들의 증언이 퍼지면서 일각에서는 류준열이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는 너스레가 나오고 있다. tvN '응답하라 1988' 이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자 가십거리를 찾는 네티즌의 희생양이 됐다는거다. 어찌 됐든 끼워 맞추기식 추측은 금물이다.

이소라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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