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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악취로 잠 못 드는 내포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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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악취로 잠 못 드는 내포신도시

입력
2018.07.26 16:40
수정
2018.07.2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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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 25만 마리 축사에 둘러 쌓여

폭염에 창문도 못 열어… 전기요금 폭탄 전전긍긍

뾰족한 대안 없어 주민 분통

가축 25만 마리를 사육하는 축사에 둘러 쌓인 충남 내포신도시. 충남도 제공
가축 25만 마리를 사육하는 축사에 둘러 쌓인 충남 내포신도시. 충남도 제공

“악취 때문에 새벽 4시에 깼는데 다시 잠이 오지 않을 정도였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도청이 있는 내포신도시내 관사생활 20여일 만에 축산악취 고통을 공개적으로 토로했다.

양지사는 지난 23일 충남도서관에서 열린 시장 군수 간담회에서 내포신도시 축산악취의 심각성을 직접 언급하며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 라며 해결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그러나 내포신도시 주민들은 6년 째 신도시 주변 축사에서 풍기는 악취 때문에 폭염 속에서도 창문을 열지 못하는 등 고통을 겪고 있다. .

악취의 원인은 신도시 일대 반경 5㎞ 안에 448가구에서 소, 돼지 등 25만1,000여 마리의 가축을 사육하는 축사가 신도시를 포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도시로 이주한 충남도와 경찰청 교육청 직원과 가족, 일반 주민들은 일상생활 불편은 기본이며 두통까지 호소하고 있다.

이주민 대부분이 도시민으로 가축분뇨 악취에 익숙하지 않아 악취 체감도가 더욱 높은 상황이다.

도청의 한 공무원은 “섭씨 35도를 넘는 요즘은 악취의 정도가 더 심해졌고 흐리거나 비가 내리면 업무에 집중하지 못할 정도”라며 “퇴근 후 집안에서도 냄새가 지속돼 24시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불만을 토했다.

충남도는 악취저감을 위해 해마다 내포신도시 경계 3㎞ 내 양돈농가의 적체 분뇨를 수거했다. 또한 악취개선반을 운영, 신도시 주변 축산농가에 탈취제를 뿌리고 바이오 커튼을 설치하는 등 악취 배출감소에 나섰다.

도의회도 내포신도시를 가축사육 제한구역으로 지정ㆍ고시해 축사의 이전과 폐업을 추진할 경우 충남도가 비용의 일부를 지원할 수 있는 조례를 제정했다.

도와 홍성군은 지난해 4개 농가에 대한 폐업보상을 시작으로 올해 3개 농가, 2019년 18개 농가 등 내포신도시 주변 25개 축산농가에 대한 폐업보상에 나섰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에도 축산악취는 매년 되풀이돼 주민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 김(48)모씨는 “5년 전 신도시로 이주한 이후 축산악취로 시달려 두통약까지 먹고 있다”며 “봄에는 황사와 미세먼지, 여름에는 악취 때문에 창문을 열지 못해 전기요금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악취에 대한 뾰족한 해결방안도 없는 상황이다.

홍성군은 소와 돼지의 사육두수가 국내 최대 규모로 이미 들어선 축사를 모두 철거할 수도 없고 마땅한 대안도 없어 내포신도시는 악취와의 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도 관계자는 “기존에 지어진 축사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 외에는 냄새를 줄일 수 있는 마땅한 대책이 없다”며 “축산업 관련 인ㆍ허가와 관련해 좀 더 엄정한 기준을 마련하고 오염방지시설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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