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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사태는 美 전체의 문제" 시위 들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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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사태는 美 전체의 문제" 시위 들불처럼

입력
2014.11.2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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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도시서 거리점거·항의집회, 미주리州 방위군 2200명 배치

오바마 "방화 등 관용 없이 처벌" 반기문 "폭력 자제해 달라" 호소

흑인 청년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대런 윌슨 경관의 불기소에 항의하는 미국 시민이 2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도로에 드러누운 채 경찰을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로 묘사한 플래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흑인 청년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대런 윌슨 경관의 불기소에 항의하는 미국 시민이 2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도로에 드러누운 채 경찰을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로 묘사한 플래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을 사살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28)에 대한 불기소 결정으로 촉발된 시위가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과 워싱턴DC, 뉴욕, 시애틀 등 미 전역 10여개 도시에서 25일 이틀째 계속됐다.

미 언론에 따르면 이날도 퍼거슨 도심 곳곳에서는 시위대가 밤샘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윌슨 경관의 기소를 주장하는 피켓과 펼침막을 들고 시내 일대를 행진하며 대배심의 결정에 항의했다. 미주리 주 정부는 전날과 같은 시위대 약탈과 방화를 막기 위해 주 방위군 병력을 3배 가량 늘어난 2,200여명이나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폭력 시위는 없었으나 뉴욕, 시카고, 워싱턴DC 등지에서도 전날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조직적인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시카고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이기도 한 라힘 임마누엘 시장 집무실 앞에서 100여명 시위대가 28시간 동안 연좌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미국에서는 28시간마다 무장 경관 총격에 흑인이 사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DC에서는 전날 백악관 앞에서 집회를 열었던 시위대가 경찰청 앞, 시의회 앞 프리덤광장, 마운트 버논 광장 등지에서 규탄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무고한 시민을 죽이고도 기소되지 않는 것은 미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라면서 “이번 사건은 퍼거슨만의 이슈도 아니고 워싱턴DC만의 이슈도 아닌 미국 전체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전날 1,000여명이 도로 곳곳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도심에서도 이틀째 시위가 이어졌다. 흑인 밀집 거주 지역인 이곳에서는 전날 퍼거슨 시와 마찬가지로 일부 시위대가 스타벅스와 편의점에 난입해 물건을 약탈했다. 이밖에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애틀랜타,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휴스턴, 댈러스, 뉴어크 등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하지만 항의 시위와 별도로 퍼거슨에서 벌어진 약탈과 방화에는 비난 여론이 쇄도했다. 미 언론들에서 “경찰의 대응이 나약하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전날 시위로 퍼거슨에서는 21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150건의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역시 이날 연설에서 “이번 좌절감은 단순히 특정 사건에 대한 것이 아니라 많은 유색인종 공동체에 깊이 뿌리 박혀 있는 것”이라고 이해를 표시하면서도 “좀 더 생산적인 방식으로 그러한 좌절감을 표현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빌딩과 차를 불태우고 재산을 파괴하면서 시민들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방식에는 관용이 있을 수 없다”며 “이는 범죄 행위이고 가담자는 처벌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관심과 미국 유명 연예인의 의견 표명도 잇따르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평화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폭력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미국에서 경찰에 사살된 사람과 교도소 재소자, 사형수 가운데 흑인 비중이 인구 구성 비율보다 많은 점을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배우 찰리 쉰은 트위터에 “윌슨 경관, 당신은 살인자다. 창피할 줄 알라”는 글을 남겼다. 프로농구 스타 매직 존슨도 트위터에 “흑인 젊은이들이 불필요하게 목숨을 잃는 것을 막으려면 우리가 협력해야 한다. 퍼거슨에는 정의가 없다”는 글을 올렸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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