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말 주변이 없는데…” 인터뷰를 어려워하던 퓨처스리그 올스타전 MVP(최우수선수) 최민재(23ㆍSK)는 1군 사령탑인 트레이 힐만 감독에게 영어로 한마디 해달라는 말이 나오자 눈을 번뜩였다. 곰곰이 생각하더니 “픽미, 픽미”(Pick me, Pick me)라고 짧고 굵게 답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서 나온 그룹 IOI의 노래 ‘픽미’를 빗대 자신을 선택해달라는 마음을 담았다.
최민재는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북부리그(경찰청ㆍ고양ㆍLGㆍSKㆍ두산ㆍ화성)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로 양 팀 통틀어 혼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남부리그(상무ㆍktㆍ롯데ㆍKIAㆍ한화ㆍ삼성)와 3-3으로 맞선 6회초에 갑자기 쏟아진 장대비 탓에 강우 콜드 무승부가 됐고 최민재는 MVP에 뽑혀 상금 200만원과 트로피를 받았다.
최민재는 1회 첫 타석부터 상대 선발 임지섭(상무)의 4구째 시속 141㎞ 직구를 받아 쳐 리드오프 홈런을 쳤다. 2-2로 맞선 2회 2사에서는 2루수 쪽 내야 안타를 치고 출루했고, 4회엔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공주중-화순고 출신 최민재는 2013년 SK에 4라운드 33순위로 지명 받았다. 그러나 입단 직후 손목이 부러져 수술대에 올랐고, 2013년 9월에야 복귀해 퓨처스리그 6경기에 출전했다. 이후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 다시 손목을 다쳐 재활을 거친 뒤에야 올해 본격적으로 퓨처스리그에서 활약하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 성적은 56경기에서 타율 0.365(170타수 62안타) 2홈런 24타점 32득점 22도루를 기록 중이다.
2007년부터 시작한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은 ‘스타 등용문’으로 통한다. 역대 MVP 수상자 중 1군에서 주축 선수로 성장한 이들은 채태인(넥센), 전준우(롯데), 김종호(NC), 정진호(두산), 하주석(한화) 등이 있다. 최민재는 “이 상을 받았다고 해서 거만해지지 않고 겸손한 선수가 되겠다”며 “(당장) 1군 욕심이 없지만 안 다치고 잘 마무리하면 언젠가 좋은 경험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수투수상은 1⅔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타자 5명을 깔끔하게 처리한 정동윤(SK)이, 우수타자상은 2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을 올린 이정훈(KIA)이 각각 차지했다. 감투상은 1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이지원(롯데)에게 돌아갔다. 우수투수ㆍ타자상 수상자와 감투상 수상자는 각각 상금 100만원과 트로피를 받는다.
대구=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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