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환자 눈높이 서비스로 주목 받는 '치료 내시경의 리더'

알림

환자 눈높이 서비스로 주목 받는 '치료 내시경의 리더'

입력
2015.11.23 20:35
0 0
이홍식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센터 교수는 “병을 진단하고 고치는 병원들 간의 수준 차이는 이제 거의 없어졌다고 본다”며 “앞으론 환자들 호소에 더 귀를 기울이고 진료와 치료 과정에 그들을 참여시켜야 한다”고 했다. 안암병원 제공
이홍식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센터 교수는 “병을 진단하고 고치는 병원들 간의 수준 차이는 이제 거의 없어졌다고 본다”며 “앞으론 환자들 호소에 더 귀를 기울이고 진료와 치료 과정에 그들을 참여시켜야 한다”고 했다. 안암병원 제공

국내 치료 내시경 분야를 앞에서 이끌어온 고려대 안암병원이 환자 눈높이 행보로 다시 주목을 모으고 있다. 환자 대기 공간 확장 등 소화기센터의 대대적인 리모델링에 이은 복통 등 특화센터 추진 등이 그 사례들이다.

고려대 안암병원의 소화기 내과는 내시경 치료에서 전통적으로 두각을 보여 왔다. 1984년 조기 위ㆍ식도암에 대한 내시경 치료, 92년 난치성 위 정맥류에 대한 내시경 치료 세계 첫 고안, 2002년 장출혈 궤양과 염증성 장질환 등에 대한 캡슐내시경 첫 도입 등이 대표적 사례다. 수술 시 절제를 최소화하는 이른바 ‘최소침습’ 치료가 내과 영역에서의 내시경 기술, 외과에서의 복강경 기술의 발전에 따른 것이라고 볼 때, 이 병원 소화기 내과의 역사가 곧 국내 최소침습의 역사라 해도 지나친 과장은 아닌 셈이다.

안암병원 소화기센터는 내시경과 관련한 세계적인 특허 수십 개를 보유 중이다. 내시경을 통해 병변 부위를 3차원으로 정확하게 볼 수 있는 차세대 다광자현미경, 내시경으로 시술 시 절제 부위를 직접 꿰매는 봉합 기술 등이다. 이 병원 의료진이 임상 연구와 개발에 기울여 온 그동안의 열정의 정도를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안암병원 소화기센터의 탄탄한 인맥의 뿌리는 현진해 전 고려대의무부총장 겸 병원장 등으로 거슬러 오른다. 현 전 의무부총장은 국내에 치료 내시경을 처음 소개한 인물. 현재 센터에는 20여 명의 소화기내과 전문의들이 포진해 있다. 간 질환의 류호상 엄순호 서연석 교수, 간과 췌담도의 김창덕, 이홍식 교수, 상하부 위장관 질환 및 내시경적 절제술 분야의 전훈재 진윤태 금보라 교수 등이다. 이들 전문의들은 분야별 최신 기술을 접목하고 역할 분담과 협업을 통해 국내 소화기 질환의 진단과 치료, 연구를 이끌어 오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센터 전경.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센터 전경.

소화기계는 위장관과 간, 췌담도, 대장으로 크게 나뉜다. 위장관에서 발생한 조기암은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을 이용하면 배를 가르지 않고 내시경 시술만으로 암 완치가 가능하다. 안암병원 소화기센터는 점막에 국한된 조기 위암과 조기 대장암에 대해 앞선 치료내시경 기술과 임상경험을 토대로 최소침습적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소화기계의 양성 및 악성 종양에 대한 내시경적 절제술 뿐 아니라 점막하층과 근육층, 림프절이나 주변 장기까지 볼 수 있는 초음파내시경, 소장질환에 대한 캡슐 내시경 등 기술로 정밀한 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간세포암에 대해서는 간절제술이나 간이식 뿐 아니라 경동맥방사선색전술(TARE), 간동맥주입 화학요법(HAI), 토모치료 같은 첨단치료를 적극적으로 응용하고 있다.

담낭 및 담관 결석에 대해서는 내시경적 역행성 췌담관 조영술과 경피담도배액술, 담석제거술 및 쇄석술 등을 시행한다. 초음파내시경과 미세탐침 담도초음파, 담도내시경을 이용해 담도의 미세 병변까지 진단해 내며, 담낭의 낭성종양이나 췌장의 가성낭종에 대한 내시경적 배액술을 시행, 비수술적 췌담도질환 치료술에도 역점을 기울이고 있다.

내시경 치료에서 빛나는 전통을 세워 온 안암병원 소화기센터는 최근 들어서는 환자 눈높이 서비스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연초 진료실에 대한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가 신호탄이다. 외래 진료실을 4개에서 7개로 늘리면서 환자 대기시간이 크게 줄어 들었다. 초음파 검사실과 상하부장관 운동 검사실, 초음파 내시경실 등을 분리 배치해 효율성을 높이고, 1일 입원 시술 시스템을 완비해 입원 등 절차가 크게 간편해지고 빨라졌다는 후문이다.

안암병원의 환자친화 행보는 복통센터 설치, 난치성 질환인 염증성장질환에 대한 영양 평가 도입, 췌장암의 극심한 통증을 덜어 주는 내시경초음파를 이용한 신경차단술 도입 등 노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센터의 이런 변신 노력은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는 급속한 의료 패러다임 변화에 맞추려는 것이기도 하다. 이홍식 교수는 “이제 병원들 간의 병을 진단하고 고치는 술기와 인적 수준 차이는 거의 없어졌다고 본다”며 “앞으로는 어떻게 하면 환자들을 진료와 치료 과정에 참여시키고 그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냐가 핵심”이라고 단언했다. 이 교수는 복통센터 설치 방안과 관련, “환자들이 복통으로 응급실을 찾았는데 적절한 진료나 치료 못 받은 경우가 많음을 알게 됐다”며 “앞으로 의사들이 환자들 호소에 좀 더 귀 기울이고 진단과정에도 환자들을 참여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송강섭기자 ericsong@hankookilbo.com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센터의 진료실 모습.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