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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IS 테러 위협 다시 고조시킨 이집트 사원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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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IS 테러 위협 다시 고조시킨 이집트 사원 참사

입력
2017.11.26 19:0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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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시나이 반도의 이슬람 사원에서 24일(현지 시간) 무장괴한들에 의한 테러가 발생해 무려 300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이집트에서 벌어진 역대 최악의 테러에 이집트 당국은 물론 전 세계가 깊은 충격에 빠졌다.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IS 소행으로 확인된다면 민간인이나 이교도를 주로 노렸던 지금까지의 테러가 같은 무슬림으로까지 확산된 것이어서 IS의 무차별 테러에 대한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번 테러는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듯 30여명의 무장괴한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자행됐다. 자동소총과 폭탄으로 무장한 이들은 여러 차량에 나눠 타고 사원에 집결한 뒤 사원 정문과 창문 등 10여 곳에서 예배를 보던 신도들을 향해 무차별 총기를 난사했다. 당시 사원에는 금요일을 맞아 수백여 명이 예배를 보던 중이었다. 이들은 현장에 출동한 구급차에까지 총격을 가하는가 하면 테러 후에는 도로를 막고 일사불란하게 도주하는 대담함을 보였다고 한다. 공격을 받은 사원은 수니파뿐 아니라 이슬람 신비주의 종파로 불리는 수피파 신자들이 대거 찾는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피파는 수니파와 극단세력으로부터 이단으로 취급돼 왔다는 점에서 수니파의 선명성을 과시하기 위한 테러라는 해석도 나온다.

시나이 반도는 ‘이집트의 화약고’라 불릴 정도로 숱한 테러에 시달려 왔다. 2013년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퇴진 이후 무장세력이 대거 유입하면서 지하드(성전)의 근거지로 부상했다. 지난 9월과 7월에는 자살폭탄 테러 등으로 경찰과 군인 40여명이 희생됐고, 3월에는 기독교의 분파인 콥트 교도들이 잇따라 피살됐다. 우리한테도 시나이 반도는 아픈 기억이다. 2014년 한국인이 탑승한 관광버스를 겨냥한 폭탄테러로 성지순례에 나섰던 한국인 3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치기도 했다. 당시 테러를 자처한 단체도 IS의 이집트 지부였다.

전문가들은 무슬림을 공격한 이번 테러가 최근 급격히 붕괴되고 있는 IS의 절박함을 반영한 것이라 해석하고 있다. 서방 연합군의 공격으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사실상 궤멸한 IS가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수니파의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다.

IS가 급격히 세력을 상실하면서 이들의 추종세력에 의한 테러 위협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도 테러의 예외 지대일 수 없다는 것은 여러 차례 경고된 바다. 무자비한 테러를 규탄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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