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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형산강 재첩서 수은 검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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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형산강 재첩서 수은 검출 비상

입력
2016.08.0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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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산강 하구 중금속 오염 방증

포항시, 고작 채취금지 현수막

강바닥ㆍ어패류 오염실태 조사 시급

배출원 찾아내 근본대책 마련해야

경북 포항 남구 형산강에서 채취된 재첩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수은이 검출된 가운데 형산강이 지나는 포항 남구 오천읍 섬안큰다리 아래 재첩 채취 금지를 알리는 포항시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더불어민주당 포항남울릉 지역위원회 제공.
경북 포항 남구 형산강에서 채취된 재첩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수은이 검출된 가운데 형산강이 지나는 포항 남구 오천읍 섬안큰다리 아래 재첩 채취 금지를 알리는 포항시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더불어민주당 포항남울릉 지역위원회 제공.

경북 포항시 형산강 하구에서 채취한 재첩에서 중금속인 수은이 기준치 이상 검출돼 비상이 걸렸다. 주변 철강공단 등에서 지금도 여전히 수은을 배출하고 있거나 강바닥이 심하게 오염돼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수은에 중독되면 언어장애와 사지마비 등을 보이는 미나마타병 등에 걸릴 수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시 형산강 하구에 있는 섬안큰다리 아래서 지역 주민이 채취한 재첩에서 대구 달성군의 정기 수산물 안전검사에 기준치(0.5㎎/㎏)를 넘는 0.7㎎/㎏의 수은이 검출됐다. 문제의 재첩은 포항지역 어민이 채취해 중간유통업자를 거쳐 농협하나로유통 대구달성점 등에서 팔리던 것으로, 6월21일 수거한 것을 대구시보건환경연구원이 분석했다. 농협하나로유통 대구달성점은 달성군청의 통보를 받고 즉각 전량을 수거해 폐기했다.

하지만 포항시는 6월 말 이 같은 사실을 통보 받고도 한 달 넘게 포항시 남구 오천읍 섬안큰다리 아래에만 재첩 채취 금지 현수막을 게시하는데 그쳤다. 섬안큰다리에서 형산강 상류 1.5㎞ 지점의 연일대교 사이에선 대규모 재첩 채취가 이뤄지고 있지만 중금속오염 검사나 일시적인 채취금지조치를 하지 않았다.

형산강 하구에선 국토유지관리소로부터 정식 허가 받은 어민 11명이 ‘거랭이’라 불리는 손틀방(도수망)을 이용해 올해만 지난달 말까지 6.6톤을 채취, 판매했다.

또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 맨손 채취는 허가 없이도 할 수 있고, 문제의 중금속 재첩을 채취한 김모(59)씨도 허가 없이 맨손으로 잡아 1회 20㎏ 이상, 주 2, 3회 가량 중간유통업체에 넘겼다. 부적합 판정을 받았을 당시에는 60㎏나 판매한 것으로 나왔다.

김씨가 재첩을 채취한 곳으로 알려진 섬안큰다리 일대는 포항시 하수처리장과 소규모 철강 가공업체 10여 곳이 자리하고 있어 강 바닥이 중금속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된다.

박희정 포항시의원은 “상위 포식자도 아닌 재첩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수은이 검출 됐으니 강바닥 토양의 오염 정도를 철저히 살펴봐야 하는데 지난 한 달간 포항시의 모습을 보면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한달 넘게 손을 놓고 있던 포항시는 정치권 등에서 안이한 대처를 지적하고 나서자 뒤늦게 지난 2일 형산강 포항지역 전 구역에 대한 재첩 채취를 금지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 뒷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시는 중금속 재첩이 채취된 섬안큰다리 아래와 연일교 밑, 연일교 상류 3개 지점에서 1㎏씩 재첩을 채취해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 재첩 서식지 강바닥 오염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시료를 채취해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 등에 각각 분석을 의뢰할 계획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대처가 소홀했다는 일부의 지적을 인정한다”며 “철저히 조사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환경운동연합은 3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해 4월에도 형산강 둔치에 ‘이 지역 야생냉이와 쑥은 식용에 부적합하니 유의하라’는 내용의 포항시 식품위생과 현수막이 걸렸다”며 “여기다 형산강 재첩에서 기준치를 넘은 수은이 검출된 것은 형산강 일대 토양과 수질이 총체적으로 오염된 상황임이 여실히 드러난 것으로, 포항시는 중금속 오염의 원인과 건강 및 환경영향을 조사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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