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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 ‘렌탈폰 실험’… 휴대폰 시장 새바람 불까

입력
2016.03.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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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부터 예약판매에 돌입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7 시리즈에서는 전면 삼성 로고와 후면 이동통신사 로고가 빠진다. 갤럭시S7엣지의 모습. 삼성전자 홈페이지
4일부터 예약판매에 돌입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7 시리즈에서는 전면 삼성 로고와 후면 이동통신사 로고가 빠진다. 갤럭시S7엣지의 모습. 삼성전자 홈페이지

1년 동안 빌려 쓰고 반납 땐

신제품으로 바꿔 주는 서비스

내달 S7 시리즈 출시 맞춰 시작

애플은 지난해 美에서 이미 도입

他社 갈아타기 막고 교체 주기 감축

‘로고 삭제’도 중고 판매 위한 조치

이통 3사도 자체 서비스 검토

삼성전자가 최신 스마트폰을 1년 동안 빌려 쓰고 반납하면 신제품으로 바꿔주는 서비스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업체들도 이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어 ‘빌려 쓰는 휴대폰 문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2일 전자ㆍ통신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1일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와 ‘갤럭시S7엣지’ 출시에 맞춰 휴대폰 대여(렌탈폰) 서비스인 ‘갤럭시 클럽’을 도입한다. 갤럭시 클럽은 일정 기간 사용한 뒤 반납하면 남은 할부금은 면제해 주고 새 휴대폰으로 바꿔주는 제도다. 반드시 반납해야 한다는 것을 조건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빌려 쓰는 개념이다. 반납한 휴대폰은 중고폰 시장에서 유통된다.

삼성전자는 우선 11일부터 삼성카드와 함께 자체 유통점인 삼성 디지털플라자에서 렌탈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갤럭시S7 시리즈를 삼성카드로 24개월 할부 구입한 뒤 1년 동안 사용하다 이 스마트폰을 반납하면 신제품 ‘갤럭시S8’로 교체해 준다. 이렇게 빌린 휴대폰으로 이통사에 가입하면 매달 통신 요금도 20% 할인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또 이통 3사와 손잡고 대여 서비스를 출시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이통 3사는 현재 전산 개발, 요금제 신설 계획 등 준비를 마친 상태로 방송통신위원회 신고 등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이통 3사를 통해 렌탈폰을 이용하면 가입 시 보조금(공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가입자가 매달 이통사에 내는 비용은 통신비와 휴대폰 할부금에 분실 및 파손에 대비한 보험료 및 대여 수수료 등 1만~2만원이 더해질 것으로 추산된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 직접 가입할 경우 월 통신비를 할인받을 수 있지만 이통사 보조금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장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렌탈폰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고객들을 묶어두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휴대폰 교체 시 다른 제조사 휴대폰으로 갈아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미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아이폰6S를 출시하며 같은 내용의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6S를 출시하면서 매달 약 32달러를 내고 아이폰을 빌려 쓰면 1년 마다 새 아이폰으로 교체해 주는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미국에 선보였다. 애플 홈페이지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6S를 출시하면서 매달 약 32달러를 내고 아이폰을 빌려 쓰면 1년 마다 새 아이폰으로 교체해 주는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미국에 선보였다. 애플 홈페이지

렌탈폰이 도입되면 휴대폰 교체 주기를 2년에서 1년으로 줄일 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보조금을 최대한 많이 받기 위해서는 2년 약정 계약을 맺는 경우들이 많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고가 스마트폰 판매가 줄어드는 등 국내 시장 변화에 맞춰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 것”이라며 “대여 서비스를 다른 국가까지 확대할 지 등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그 동안 스마트폰 앞ㆍ뒷면에 새겼던 삼성전자 로고와 이통사 로고를 갤럭시S7부터 넣지 않기로 한 것 역시 렌탈폰 도입을 위한 조치와 무관하지 않다. 이용자가 빌려 쓰고 반납한 휴대폰을 중고로 되팔 경우엔 로고가 없는 휴대폰이 훨씬 용이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대여 서비스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 이통 3사도 자체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그룹 계열사인 SK C&C와 손잡고 렌탈폰 도입을 추진하다 중단했고, KT는 자회사 KT링커스를 통해 중고폰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대여 서비스는 이용자를 묶어둘 수 있는 데다 중고폰까지 처리할 수 있는 만큼 이통사들의 관심이 높다”며 “성공 가능성이 보이면 이통 3사도 이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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