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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홀로 48시간 버티는 해경출장소, 누굴 구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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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홀로 48시간 버티는 해경출장소, 누굴 구하겠나

입력
2015.04.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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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씩 2교대에 지칠 대로 지치고, 순찰정 등 연안구조장비 못 갖춰

전국 240곳 있어도 사고 속수무책, 90%가 순찰차 없어 개인차량 이용

세월호 이후 현장대응 강화 '공염불'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1일 오전 찾은 전남 여수해양경비안전서 관할의 A출장소에는 직원 1명이 이틀째 근무하고 있었다. 이 출장소는 직원 2명이 48시간 교대로 근무한다. 1명이 이틀을 꼬박 일하고 이틀을 쉬는 형태다. 출장소에 비치된 구조장비는 구명환 1개, 구명볼 1개가 전부였다.

여수해경 관할의 B출장소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순찰정, 수상오토바이 등 연안구조장비는커녕 순찰차, 순찰오토바이도 없어 직원이 개인차량으로 순찰을 돌고 있었다. 이 출장소의 경우 세월호 참사로 해양경찰이 해체되고 국민안전처 체제가 들어선 이후 1명이 담당해야 할 지역이 더욱 확대돼 멀리는 40km 거리까지 순찰을 나가야 한다. 조직 개편에 따른 인력배치의 변화로 직원 없이 건물만 있는 ‘무인 출장소’까지 생겼기 때문이다.

한 출장소 직원은 “혼자서 48시간을 근무하고 나면 몸도 마음도 지칠 대로 지친다”며 “해상에서 사고라도 나면 수십㎞ 떨어진 해경안전센터에서 출동을 할 수밖에 없어 제대로 된 초동 대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출장소 직원은 “연안 구조장비가 없는 출장소는 해상사고 때 현장 접근이 불가능하다”며 “구조장비라고는 구명환, 구명의, 손전등이 전부인 데다 일이 터지면 어선을 수소문해 빌려 출동해야 한다”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는 일선 현장의 대응능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참사1년 뒤 정작 바다안전망의 최일선을 담당하는 전국의 해경출장소는 만성적인 인력난과 장비 부족으로 역할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해경출장소 상당수가 직원 2명이 48시간이나 24시간씩 2교대로 근무하는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연안 구조장비가 없는 상황에서 선박 고장이나 사고에 대비한 수중전문가, 기술인력 배치는 ‘언감생심’이다.

해경에 따르면 해경안전센터와 출장소는 해난구조와 해상치안 업무 외에도 어선, 낚싯배 등 선박 입출항과 안전조업 지원을 담당한다. 전국의 해경 출장소는 240곳, 옛 해경파출소인 해경안전센터는 90곳이다. 출장소의 경우 연안구조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은 곳이 40% 에 달하고 순찰차가 없는 곳은 9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해경안전본부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현장 장비 확충 계획을 수립했고 올해 예산이 반영돼 안전센터, 출장소에 순찰정, 수상오토바이, 4륜 오토바이, 경순찰차 등을 배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며 “올 연말까지는 장비 배치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력운용에 대해선 “지난해 연말 효율성에 맞춰 인력을 재배치했지만 여전히 2교대하는 곳이 남아 있다”며 “인력난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선 정원을 대폭 늘려야 하지만 예산 부족 등의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여수=하태민기자 hamong@hk.co.kr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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