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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초등생 제자들에게 툭하면 “등신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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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초등생 제자들에게 툭하면 “등신XX”

입력
2015.04.20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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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한 학부모엔 검은 장갑 끼고 윽박

학생들 수업 거부…학교는 뒷짐만

서울교육청, 사태 커지자 교사 조사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가 제자들에게 수시로 욕설을 내뱉고 거친 행동을 일삼아 학부모들이 집단으로 수업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20일 경찰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금천구 소재 A초등학교로 전근 온 B 교사는 3학년 학급을 맡은 뒤 수업 시간에 떠들거나 친구와 다투다 우는 아이가 있으면 ‘등신XX’라는 발언을 여러 번 내뱉었다. 또 등교 첫 날 교실 앞 자리에 앉은 여학생 이모(9)양이 자주 연필을 바닥에 떨어트리자 B교사는 연필을 주워 학생 면전에서 두 동강을 냈다. 이양이 옆 자리 친구가 빌려준 연필도 실수로 떨어트리자 그는 그 연필마저 부러뜨렸다. 한 학부모는 “B교사는 작은 장난에도 불같이 화를 내며 ‘내가 교사를 그만두는 한이 있더라도 너는 학교 못 다니게 하겠다’는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B교사는 이에 항의하러 온 학부모가 면담을 요청하자 “나가라”고 고성을 질렀고, 심지어 검은색 가죽장갑을 낀 뒤 학부모에게 “운동장으로 따라 나오라”고 윽박질렀다는 게 학부모 측 주장이다. B교사는 항의하는 학부모 이름을 칠판에 써서 공개 망신을 주기도 했다. 겁에 질린 학생들은 B교사를 ‘검은 장갑’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 학급 정원 23명 중 14명의 학부모들은 자녀의 인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지난 16일부터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해당 학생들은 방과후 교실에서 다른 반 교사들이 돌아가며 보살피고 있다.

이에 대해 B 교사는 13일 학부모들과 간담회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소설이다’ ‘왜곡이다’ 등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이 학교 교감은 “B교사는 ‘등신’이라는 말만 몇 차례 했을 뿐 욕설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한다”며 “학부모 모욕 부분은 이미 사과했거나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처럼 학습권 침해와 교권 침해 주장이 맞서고 있는 상황인데도 학교 측은 “진실 여부는 경찰이 가릴 것”이라며 수수방관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앞서 B교사를 아동학대법 위반 혐의로 서울 금천경찰서에 고소했으며, B교사도 학부모를 모욕죄 및 명예훼손죄 등으로 지난 19일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앞서 장학사를 보내 사실관계를 파악했던 시교육청은 사태가 커지자 21일 A초교에 학생인권옹호관을 파견해 정식으로 진상조사를 하기로 했다.

김민정기자 fac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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