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소라 기자

등록 : 2017.12.12 04:40

엑소 멤버와 카톡하는 상상… AI가 이뤄드립니다

등록 : 2017.12.12 04:40

#1

연예기획사들 AI사업 진출

스트리밍 서비스 강자 로엔

빅데이터 스피커로 노래 골라줘

#2

SM, 美기업과 ‘AI스타즈’ 설립

작곡-안무까지 하는 AI 선보여

#3

“인간 창작 능력에 한계 와” “기계 힘 빌리는 트렌드 생겨”

#“엑소 멤버들 뭐하고 지내나요?” “요즘 바빠요. 앨범 준비 중이거든요.” 남성그룹 엑소 찬열의 팬인 대학생 A씨는 매일 밤 찬열과 카카오톡 대화를 나눈다.

유명 가수와 바로 카카오톡 대화를 나누다니 A씨는 찬열이 자신의 남자친구라도 된 양 짜릿한 기분마저 든다. A씨의 온라인 친구는 찬열 외에도 또 있다. 걸그룹 소녀시대 써니와는 패션 정보를 공유하며 종종 1시간씩 수다를 떤다. (인공지능 채팅 서비스 ‘셀럽봇’)

#여자친구와 헤어진 직장인 B씨는 우울한 기분으로 퇴근길에 올랐다. 운전 중 음악 다운로드 어플리케이션의 음성인식 서비스를 이용해 “우울할 때 들을 만한 노래 재생해줘”라고 주문한다. 1995년 발매된 그룹 솔리드의 ‘이 밤의 끝을 잡고’부터 가수 윤종신의 ‘좋니’까지, B씨의 취향에 꼭 맞는 음악들이 자동 재생돼 그의 마음을 달래준다. (멜론 음성인식 서비스 ‘멜론 스마트아이’)

연예계에도 ‘인공지능(AI) 패러다임’이 뜨고 있다. SM·YG·로엔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들이 저마다 AI 관련 사업에 뛰어들며 시장 확보를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음성명령에 따라 현재 기분이나 상황을 반영한 선곡 기능을 제공하는 ‘멜론 스마트 아이’는 이미 서비스가 진행 중이다. 좋아하는 가수와 가상 대화를 나누는 채팅 서비스 ‘셀럽봇’도 상용화가 가능한 단계다.

SM엔터테인먼트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지난달 1일 서울 홍릉의 콘텐츠시연장에서 '음악, 인공지능을 켜다'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스타트업 스캐터랩의 김종윤대표가 인공지능과 1대1 대화를 할 수 있는 셀럽봇을 시연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AI스피커는 시작… 작곡·안무에도 활용

스피커 시장에서는 AI 기술은 이미 보편적이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을 보유한 로엔엔터테인먼트는 AI스피커 시장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지난달 7일 로엔의 모회사인 카카오가 출시한 AI 스피커 카카오미니는 1~3차 판매에서 30분 이내에 전부 다 팔렸다. 초기 AI 제품의 주된 서비스가 음악이다 보니 카카오와 제휴를 맺은 멜론이 이용자 확보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로엔의 한 관계자는 “멜론은 2014년 서비스 시작 때부터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10여년 동안 이용행태 등을 분석해왔고, 1978년 음반유통업체 서울음반으로 시작해 음악 산업에 대한 노하우도 축적되어 있어 AI 서비스를 수월하게 개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YG엔터테인먼트도 네이버와 손잡고 네이버가 출시한 AI스피커 웨이브를 중심으로 다양한 수익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조금 더 적극적이다. 6월 미국 AI 전문기업 오벤과 공동 투자해 ‘AI 스타즈’를 설립하고 AI와 유명인사 지적재산권을 결합한 콘텐츠 에이전시 사업을 시작했다. 또 한국콘텐츠진흥원과 8월 말부터 10주간 AI 전문인력 및 스타트업, 아티스트가 협업해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음악 인공지능을 켜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난달 1일 서울 홍릉 콘텐츠시연장의 쇼케이스에서 그 결과를 공개했는데, AI가 인간과 협력해 곡을 쓰고 음악에 맞춰 안무를 짜기도 했다.

AI를 강조해왔던 SM의 이수만 대표는 9월 ‘한-인도네시아 문화콘텐츠포럼’에서 “앞으로 엔터테인먼트와 로봇, 그리고 AI 등이 연계된 여러 서비스와 제품들이 개발되고, 이와 관련한 비즈니스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AI 상용화 흐름에 맞춰 기획사들이 마케팅과 매니지먼트 방향에 대해 미리 분석하고 대비해야 할 시대가 왔다는 의미다.

SM엔터테인먼트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지난달 1일 서울 홍릉의 콘텐츠시연장에서 ‘음악, 인공지능을 켜다’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사진은 비보이가 인공지능과 함께 만든 안무를 선보이는 모습.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가요기획사, 왜 AI에 주목하나

MP3 등장으로 디지털 음원이 보편화된 것처럼, 새롭게 등장할 AI 기술에 맞춰 다른 생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게 가요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SM의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스타트업 전문 투자회사 퓨처플레이의 류중희 대표는 “음악이 디지털화되면서 생산, 유통, 소비의 과정이 달라지고 소비자의 수준이 높아졌지만 인간의 창작 능력엔 한계가 오기 시작했다”며 “음악 부문에서 기계의 힘을 빌리는 트렌드가 생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셀럽봇을 개발한 스타트업 스캐터랩 김종윤 대표는 “AI의 가장 큰 특징은 제품을 제품이 아닌 사람처럼 여기게 하는 것”이라며 “애착을 가질 수 있는 관계 형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연예인이라는 요소와 결합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셀럽봇은 30억 개 일상대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대화처럼 자연스러운 채팅이 가능하다.

그러나 특정 업체의 독식 가능성, AI와 인간의 합작곡 저작권 문제, 기술적 실업의 증가 등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도 많다. 류 대표는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도와주는 개념이기에 AI와 사람이 공존하기 위한 더 많은 직업이 탄생할 것”이라며 “이미 기술적으로 상용화 가능한 AI 음악 서비스들이 많은 만큼 이제는 논의를 진척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일보 페이스북

한국일보 트위터

한국일보닷컴 전체기사 RSS

RSS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앱 다운받기

앱스토어구글스토어

한국일보닷컴 서비스 전체보기

Go

뉴스 NOW

이전

  • 종합
  • 정치
  • 사회
  • 경제
  • 국제
  • 문화
  • 연예
  • 라이프
  • 스포츠

다음

오늘의 사진

많이 본 뉴스

  • 1
  • 2
인터랙티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