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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업체 울린 한국마사회 오락가락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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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업체 울린 한국마사회 오락가락 행정

입력
2017.01.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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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투자 사업 재검토 방침에

서초부지 활용 아이디어 공모

마감 1주일 앞두고 일방 철회

한국마사회가 100억 원대 사회공헌 시설을 짓겠다며 민간에 기획안을 공모하다 마감 1주일을 앞두고 돌연 철회해 말썽이다. 마사회는 신규 투자사업 재검토 방침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응모를 준비하던 중소 업체들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마사회는 지난해 7월 ‘서울 서초부지 활용 아이디어’를 공모, A사 등 3곳을 선정해 각각 300만원씩 모두 900만원을 상금으로 지급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16일 이곳의 공간기획 운영계획(2차) 공모를 냈다. 마사회가 소유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 1,400여㎡ 부지를 ‘사회공헌과 가치창조’라는 콘셉트에 맞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이곳은 마사회가 2010년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개발을 추진하다 주민 반대로 무산된 땅이다. 마사회는 2차 공모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106억여 원을 투입, 복합문화공간 등 랜드마크 건물을 세울 구상이었다.

하지만 마사회는 이달 4일 모든 공모절차를 돌연 취소했다. 지난해 12월 이양호 신임회장 취임 이후 대규모 신규 투자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한다는 내부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라는 게 마사회 측의 설명이다.

마감(17일)을 불과 일주 일여 앞둔 시점에서 공모가 취소되자 1차 공모와 현장설명회에 참여하는 등 입찰을 준비하던 중소 디자인ㆍ설계ㆍ건축분야 업체들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사무실을 임차했던 일부 영세 업체는 마사회에 항의 공문을 보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체 관계자는 19일 “마사회가 사회공헌시설 투자를 손바닥 뒤집듯이 중단했다”며 “인적, 물적 비용이 다 투자된 시점에서 계획을 철회해 낭패를 보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업체도 “영세기업이 100억 원대 제안사업을 준비하려면 3억~4억 원의 사전비용이 지출된다”면서 “한마디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공모를 중단한 것은 공기업인 마사회의 갑질”이라고 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이 회장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미래발전수립 테스크포스를 만들었고, 임원 회의에서 서초부지 개발을 재검토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현재로선 재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사과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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