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서울 지하 비밀공간 3곳 열린다

알림

서울 지하 비밀공간 3곳 열린다

입력
2017.10.19 16:15
12면
0 0

여의도 비밀벙커는 전시공간으로

박정희 대통령 사용한 소파 복원

일제 공습에 대비 경희궁 방공호

70년대 역 보존한 신설동 유령역

사전 신청자 받아 주말에만 개방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가 전시문화공간 'SeMA 벙커'로 새로 단장해 공개된 19일 오후 관람객들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가 전시문화공간 'SeMA 벙커'로 새로 단장해 공개된 19일 오후 관람객들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과거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서울의 지하가 공개된다. 서울시는 지하 공간 3곳을 정비해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19일 밝혔다.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 경희궁 방공호, 신설동 유령역이다.

2005년 버스환승센터 건립 공사 도중 발견된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는 전시문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름도 ‘SeMA(Seoul Museum of Art)벙커’다. 이 벙커는 관련 자료가 전혀 남아 있지는 않지만 과거 항공사진 분석 결과, 1977년 국군의 날 행사에 대통령 경호용 비밀 시설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는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를 공개하기 전 최대한 원형을 복원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벙커는 발견했을 때 물이 가득 들어 차 있는 상태로 훼손이 심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VIP실의 경우 소파는 발견 당시와 비슷한 천을 씌워 시민들이 앉아 볼 수 있게 했고, 양변기와 세면대, 타일 바닥도 그대로 뒀다.

나머지 공간은 예술 작품을 설치하고 전시를 기획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관람객들은 전시장에서 벙커가 얼마나 튼튼하게 만들어졌는지 가늠할 수 있는 원통형의 50㎝ 콘크리트 코어 조각을 볼 수 있다. 발견 당시 나온 벙커의 열쇠 박스도 전시 중이다.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는 월요일을 제외한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 누구나 둘러볼 수 있으며 관람료는 무료다.

경희궁 방공호 입구. 서울시 제공
경희궁 방공호 입구. 서울시 제공

경희궁 방공호도 굳게 닫힌 철문을 연다. 서울역사박물관 주차장 한쪽에 위치한 철문이 방공호의 입구다. 이 방공호는 일제강점기 말 비행기 공습에 대비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시는 시민 개방 전, 조명과 음향을 설치해 식민지 말기 암울했던 시대적 분위기를 되살렸다.

43년간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던 신설동 유령역도 처음으로 빛을 본다. 이 역은 1974년 지하철 1호선 건설 당시 만들어졌는데 노선이 조정되면서 기능을 상실했다. 1970년대 역사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어 엑소의 뮤직비디오, 드라마 스파이, 영화 감시자들 등 촬영 장소로만 일부 활용돼 왔던 곳이다.

다만 경희궁 방공호와 신설동 유령역 모두 사전 신청자에 한해 주말에만 공개한다. 사전 예약은 19일 오후 2시부터 다음달 22일 오후 6시까지 각각 서울역사박물관과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박원순 시장은 “도시재생을 통해 사람들의 발길이 닿기 어렵고 잊혀졌지만 우리의 역사와 기억을 간직한 공간을 시민에게 개방하게 됐다”며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신설동 유령역. 서울시 제공
신설동 유령역. 서울시 제공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