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이슈] 또 시간 이동? 식상하고 질리는 드라마 클리셰들

알림

[이슈] 또 시간 이동? 식상하고 질리는 드라마 클리셰들

입력
2017.02.07 18:26
0 0

▲ '사임당' 이영애

[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타임슬립ㆍ기억상실ㆍ출생의 비밀'.

한국 드라마에 빠지지 않는 클리셰다. 단막극이든, 16부작 미니시리즈든, 50부 일일극이든 이 세 가지로 드라마 키워드를 정리할 수 있다. 우리고 또 우려먹는 소재에 시청자들은 피로감을 느끼는 모양새다.

'타임슬립'(Time Slip)은 시ㆍ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소재다. 몇 년 전만 해도 타임슬립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후죽순 쏟아지면서 기억상실과 쌍벽을 이룰 만큼 흔해 빠졌다.

SBS 수목극 '사임당, 빛의 일기'(사임당)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무려 216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100% 사전 제작된 드라마다. 어마어마한 제작비에 '한류스타' 이영애와 송승헌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하였다. 극중 이영애는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1인 2역을 맡았다. 타임슬립의 전개가 매끄럽지 않아 몰입을 방해한다는 평이 대다수다. 시청자들은 "굳이 타임슬립을 사용한 이유가 뭐냐"며 의문을 표하고 있다.

tvN 금토극 '내일 그대와'도 시간 여행에 로맨스와 미스터리 스릴러를 결합해 풀고 있다. 이제훈이 맡은 유소준은 지하철을 통해 시간을 거스르며 송마린(신민아)과 로맨스를 펼친다. 전작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도깨비)가 타임슬립 장르여서 비교될 수밖에 없다. '도깨비'는 타임슬립을 적절하게 변형, 활용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판타지적인 요소를 강조해 여심을 사로잡았다. 판타지물은 팍팍한 사회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시청자들의 욕구가 반영됐다. 현실 도피처인 드라마를 통해 대리 만족을 얻는 것이다. 하지만 '내일 그대와'는'도깨비'처럼 신선하고 창의적인 설정은 찾아볼 수 없다. 아직 2회 밖에 방영되지 않았지만 이제훈과 신민아의 어정쩡한 로맨스만 부각되고 있다.

▲ '피고인' 지성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독감 수준으로 기억상실에 걸리고, 출생의 비밀 하나쯤은 누구나 갖고 있다. 2017년 2월 시청자들은 일주일 내내 기억상실 드라마만 보고 있다고 해도 아니다. MBC 월화극 '미씽나인'과 SBS 수목극 '피고인'은 기억상실이 드라마 전반을 아우르는 핵심요소다. '미씽나인'은 극중 신입 코디 라봉희(백진희)는 무인도에서 표류하다가 4개월 만에 구조됐다. 비행기 추락사고 이후 기억은 전혀 없다. 라봉희의 기억이 조금씩 되돌아오면서 다른 탑승자 8명의 행방을 찾을 수 있을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피고인'도 마찬가지다. 극중 열혈 검사 박정우(지성)는 딱 하루의 기억이 삭제됐다. 공교롭게도 그날 자신의 아내와 딸을 살해했다는 혐의로 사형수가 됐다. 단 하루간의 기억상실이라는 설정은 현실감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공감을 사기 쉽지 않다. 지성의 연기력만으로 커버하기에도 부족해 보인다. 시청자들은 "'피고인'도 기억상실,'미씽나인'도 기억상실, 최순실 청문회 증인들도 기억상실, 죄다 기억상실"이라며 피로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 '화랑' 박서준

출생의 비밀이 없는 드라마는 손에 꼽을 정도다. 사극, 멜로, 액션 장르를 가리지 않고 알면 안 되는 출생의 비밀이 필수로 등장한다. KBS2 월화극 '화랑'에서 선우(박서준)의 정체에 대해 다양한 예측이 오가고 있다. 선우는 이름이 없어서 '무명'으로 불렸다. 중반부로 접어들면서 선우가 가야의 후손 혹은 지소태후의 또 다른 아들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5회만을 남겨둔 상태에도 아직까지 밝혀진 건 아무것도 없다. 선우의 정체 찾기만 하다 끝날 판이다.

MBC 주말극 '불어라 미풍아'는 막장 총집합소다. 출생의 비밀뿐 아니라 기억상실, 살인미수 등이 결합돼 있다. 극중 미풍(임지연)이 아버지 김대훈(한갑수)는 탈북 과정에서 총격으로 아들을 잃은 뒤 기억을 잃었다. 악녀 박신애(임수향)은 대훈의 아버지 덕천(변희봉)의 1,000억 원대 유산을 노리고 가짜 손녀 행세 중이다. 거짓말은 기본 납치, 폭행에 살인미수도 서슴지 않고 있다. 처음 기획 의도인 탈북자의 사랑과 정착기 그리기는 이미 무색하다.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진=KBS, MBC, SBS, tvN 제공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최백호 누구? 故김자옥 전 남편…딸과 불화 고백 '가슴 아파'

제국의아이들 문준영 '원형탈모에 우울증…20대 청춘 다바쳐' 소속사 비판

‘역적’ 아역 이로운, 누군가 봤더니...빅뱅 탑·지디 앞에서 ‘브이’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