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해철(46)의 사망이 의료사고라는 의혹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25일 오후 록그룹 시나위의 리더 신대철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병원의 과실이 명백해 보인다. 문 닫을 준비해라. 가만있지 않겠다. 사람 죽이는 병원. 어떤 이야긴지 짐작하시라”는 글을 남겨 의료사고를 강하게 암시했다. 이어 27일 밤에는 “너를 떠나 보내다니 믿을 수가 없구나. 이 말은 하고 싶지 않았다만. 해철아 복수해 줄게”라고 썼다.
신해철은 19일 서울 송파구 S병원에서 장협착 수술을 받았다. 그는 20일 수술 부위에 통증을 느끼고 열이 나 진료를 받고 귀가했다가 22일 오전 복부와 가슴 부위에 통증을 느껴 S병원에 재입원했다. 그러다 오후에 심정지가 와 혼수상태로 서울아산병원에 이송됐다가 닷새 만인 27일 오후 8시 19분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사망했다. 신해철의 응급수술을 시행한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신해철은 배 안의 장 유착과 손상이 있어 이를 잘라내는 수술을 하고, 심장을 싸고 있는 심막을 열어주는 수술을 시행했다.
한 대학병원의 외과 교수는 “장협착 수술이 잘못돼 장을 절제한 부분이 터졌거나 다른 부위가 손상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지만 의료진의 과실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장협착 수술은 좁아진 장을 넓히거나 잘라내 남은 장을 연결하는 수술로 위밴드 수술을 비롯해 맹장과 자궁, 담낭 수술 같은 개복(開腹)이나 복강경 수술을 했을 경우 생길 수 있다. 신해철은 위밴드 수술과 담낭 절제술을 한 적이 있다.
앞서 신해철이 혼수상태에 빠진 22일부터는 ‘신해철이 서울 송파구 S병원에서 (체중 감량을 위한) 위밴드 수술을 받은 뒤 그 부위에서 괴사와 천공이 생기는 의료사고로 생명을 잃게 됐다’는 이야기가 증권가 소식지 등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신해철이 위밴드 수술을 받은 것은 5년 전인 2009년이고, 2012년 위밴드를 제거했다는 점에서 이것이 직접적인 사인일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의료계 중론이다. 한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신해철이 5년 전 시행한 위밴드 수술이 복막염의 직접 원인은 아닐 것”이라며 “장이 좁아진 장협착 수술을 잘못해 복막염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S병원 관계자는 “2012년 위밴드를 이미 제거했기 때문에 신해철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것과는 무관하고 최근 장협착 수술을 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없었다”며 “근거 없는 사실을 퍼트릴 경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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