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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개마고원, 겨울 제주서... 마라톤 남북교류 꿈꾼다”

입력
2015.11.1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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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경부역전마라톤대회에 참가한 황영조. 한국일보 자료사진
1992년 경부역전마라톤대회에 참가한 황영조.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 마라톤의 영웅 황영조(45)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에게 ‘통일’과 ‘마라톤’은 유달리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황 감독은 한국 마라톤 사상 처음으로 2007년 국민체육진흥공단 선수단을 이끌고 평양에서 열린 만경대상국제마라톤에 참가한 주역이기도 하다. ‘한반도 통일 대역전경주대회: 한라에서 백두까지(구 부산~서울 대역전경주대회ㆍ이하 한반도 역전마라톤)’ 개막을 닷새 앞둔 12일 황 감독은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언젠가는 한반도 대역전 경주대회에서 북한팀이 남쪽 시ㆍ도팀과 함께 마라톤 실력을 겨뤄볼 날이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황 감독은 경부역전마라톤이 한반도 대역전경주대회로 재탄생한 것에 대해 반가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올해 대회는 대한민국 최남단 제주에서 출발하는 만큼 통일이라는 경부역전마라톤의 오랜 염원을 더 강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황 감독은 “대회가 통일의 염원을 담고 있는 만큼 마라톤을 통한 더 구체적인 남북 교류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양에서 펼쳐진 레이스를 직접 경험한 황 감독은 “축구, 탁구 등 경기장 내로 장소가 한정되는 구기종목들과 달리 마라톤은 거리에서 직접 시민들과 소통하는 종목”이라면서 “남북이 함께 교류하기에는 사실상 쉽지 않은 종목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황 감독은 “대회가 남북통일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북한 선수들의 참가 등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따뜻한 제주는 북한의 많은 스포츠인들이 부러워하는 전지 훈련지이기도 하다”면서 “겨울에는 제주, 여름에는 개마고원을 오가는 남북 스포츠 교류를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로 국민 영웅이 된 황영조(가운데)가 1993년 경부역전마라톤에 참가해 역주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로 국민 영웅이 된 황영조(가운데)가 1993년 경부역전마라톤에 참가해 역주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 육상에서 중ㆍ장거리 종목에 대한 인기와 지원이 줄어드는 시점에서 경부역전마라톤의 재탄생은 황 감독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황 감독은 “제주는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김원탁을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면서 “예전부터 도내일주마라톤을 열 정도로 달리기에 관심이 많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에서 대회가 시작되는 만큼 향후 도내 엘리트 선수 육성의 발판도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 황 감독의 생각이다.

황 감독은 또 한반도 역전마라톤이 남북 통일뿐만 아니라 한국 육상계를 ‘통일’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경부역전마라톤은 예전부터 전국의 모든 마라토너들이 모여 우정을 나누는 자리이기도 했다. 경쟁도 경쟁이지만 마라톤으로 하나될 수 있었던 유일한 대회”라고 돌아봤다. 특히 릴레이마라톤인 만큼 팀 워크가 강조됐다. 황 감독은 대회 출전을 앞둔 후배들에게“역전마라톤은 ‘기권’이 불가능한 대회다. 무조건 끝까지 뛰어 자신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나 역시 내 고장 강원도를 대표한 선수였고, 고향을 위해 온 힘을 다해 뛰었다”고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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