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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중학교 전교생이 시인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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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중학교 전교생이 시인되다

입력
2016.02.0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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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하동군 악양중학교 학생들이 펴낸 시집<별을 쏘다,악양들빛 하늘에>표지./(한국일보)
경남 하동군 악양중학교 학생들이 펴낸 시집<별을 쏘다,악양들빛 하늘에>표지./(한국일보)
경남 하동 악양중 학생들이 전교생 61명이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출품한 시를 엮어 출간한 시집 '별을 쏘다, 악양들빛 하늘에'를 읽고 있다.
경남 하동 악양중 학생들이 전교생 61명이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출품한 시를 엮어 출간한 시집 '별을 쏘다, 악양들빛 하늘에'를 읽고 있다.

경남 하동군 악양중학교에서 5일 열린 졸업식은 20명의 졸업생을 포함해 전교생이 당당한 시인이 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날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의 주무대인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의 너른 들판을 품고 있는 이 학교 전교생 61명이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출품한 시가 한 권의 시집으로 출간된 것. 이 학교는 지난 한 해 동안 학생들이 자신들의 생각과 마음을 한 줄 한 줄 시로 표현한 작품들을 엮어 ‘별을 쏘다, 악양들빛 하늘에’라는 시집을 발간 이날 졸업생들과 재학생들에게 선물했다.

“처음에는 시를 쓴다는 것에 두려움이 앞섰지만 시집으로 발간돼 친구들과 함께 읽으니 해냈다는 기쁨으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학생들은 끊임없이 쓰고 고치는 습작 과정을 통해 시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며, 그 결과물을 한 권의 어엿한 시집을 받아 들면서 서로를 격려하며 기뻐하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이번 시집은 2013년과 2104년에 이은 세 번째로 ‘신생(信生)을 부르는 악양의 선물’이라는 채창훈 교장의 권두시를 시작으로 학생들이 직접 쓴 130여 편의 시를 사진과 삽화 등을 곁들여 엮었다.

시집 출간은 2013년 이 학교에 부임한 최하나(37) 국어교사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최 교사는“평사리 들판을 감싸 안은 지리산과 섬진강이라는 천혜의 자연환경이 학생들의 감성을 키우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에서 학생들의 책 읽기와 표현 키우기를 위한 습작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돼 시집 출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시집을 만드는 과정은 맑은 영혼의 아이들이 악양 들판의 기운을 품고, 저마다의 힘든 여건을 견디고 극복하는 과정을 글로 옮기며 꿈을 키우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학생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감과 자아존중감을 높이는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도 설명했다.

학생들의 시에 대한 열정은 하동야생차문화축제와 토지문학제,전국디카시대회,이병주국제문학제,경남종합학예발표대회 등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당선되는 구체적 성과로 열매 맺기도 했다.

이 학교 채창훈교장은 학생들에게 양서(良書)를 선물하는 등 책 읽는 분위기 조성에 나서 학생들의 시심을 키우는 데 힘을 보탰다. 채 교장은“학생들이 나중에 더 큰 세상에 나갈 때 학창시절에 쓴 시집 한 권을 가슴에 품고 살길 바란다”며 “시집 발간을 통해 다시 한 번 또래친구들과의 우정을 기억하며, 자신도 사랑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동=글 사진 이동렬기자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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