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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폐지” 과대표 카톡 통해 알린 건국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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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폐지” 과대표 카톡 통해 알린 건국대

입력
2016.01.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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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 사업 선정 위한 구조조정

“개설 3년 된 과를 이렇게 없애나”

의사결정 배제된 학생들 반발 커

산업계 수요-대학 공급 맞추려는

프라임 사업 졸속 실시가 원인

건국대가 학과 폐지 결정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카카오톡’으로 일방 통지해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다른 대학들도 교육부의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일명 프라임 사업) 대상에 선정되기 위해 비슷한 강도의 학사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어 대학가에 서서히 갈등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10일 건국대에 따르면 7일 오전 경영대 강의실에서 동물생명과학대 바이오산업공학과 폐지 결정을 학생들에게 알리는 간담회가 열렸다. 바이오산업공학과는 바이오 기술 개발부터 관련 기업 경영까지 아우르는 인재를 양성한다며 2013년 신설됐다. 하지만 학교 측은 프라임 사업 대상에 선정되기 위해 구조조정 차원에서 폐과를 추진하고 있다.

구조조정의 필요성과 대상의 적정성 문제는 별개로 치더라도 학내 의사수렴 과정 없이 폐과를 사실상 통보하는 형식을 취해 반발이 커졌다. 학교 측은 간담회 이틀 전인 5일에서야 과대표 학생을 통해 카카오톡으로 학생들에게 관련 사실을 알렸다. 이로 인해 마침 방학을 맞아 지방에 내려간 학생 등 상당수가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한 재학생은 “소속 과가 없어지는 중요한 결정인데도 이처럼 성의 없이 알릴 수 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학교 측은 “학과 통합과 신설 및 정원과 과 명칭 등 학사구조 개편의 구체적 후속 조치를 위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라고 해명했다.

학사 구조조정 갈등의 진원지는 프라임 사업이다. 교육부는 사회수요에 적합한 분야로 대학의 학과와 정원을 전면 개편하는 ‘사회수요 선도대학’에 선정된 9개교 내외에 1년간 1,500억원, 특정 분야의 우수 인재 양성을 추진하는 ‘창조기반 선도대학’에 선정된 10여개교에 5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중앙대의 경우 예술대학에서 150~200명, 인문ㆍ사회대 등에서 100명 이상 정원을 감축하고 대신 글로벌융합대학이라는 단과대를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경희대도 지난해 11~12월 국문학과와 전자전파학과 등을 통합해 웹툰창작학과를 개설하는 안 등에 대해 의견을 수렴했다. 숙명여대는 정원을 조정해 올해 첫 신입생을 받는 공대를 중심으로 배정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고려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등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은 아직 “사업에 지원할지 여부도 검토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건국대처럼 학내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큰 데다 사업 자체에 대한 불신감도 크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말 2017학년도 시행을 목표로 프라임 사업 계획을 밝히면서 올해 3월까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하지만 사회수요의 판단 근거가 되는 대학 전공별 중장기 인력수급전망은 지난달에야 나왔다. 그러다 보니 대학가에선 급박한 실시 계획으로 인해 의견 수렴기간이 부족하고 그나마도 방학기간과 겹치게 됐다고 토로하고 있다. 1년 만에 새로운 교육과정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이수연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산업계 수요와 대학 공급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을 학과별 전망까지 세분화해 제공했는데 이를 신뢰하기 힘들다”며 “이공계 강화 기준에 획일적으로 맞추라는 교육부의 강요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ankookilbo.com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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