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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했던 하루, 수능 종료…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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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했던 하루, 수능 종료… “수고하셨습니다”

입력
2017.11.2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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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활짝 웃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23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활짝 웃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경북 포항에 발생한 지진으로 한차례 연기되는 등 불안 속에 행해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완료됐다.

23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와 마포구 염리동 서울여고 등 고사장은 수능이 종료되기 몇 시간 전부터 수험생을 기다리는 학부모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자녀를 위해 기도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4교시가 끝나는 시각이 가까워지자 굳게 닫힌 교문 앞에는 학부모가 100여명 이상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복고에서 시험을 본 재수생 아들을 데리러 왔다는 박용규(52)씨는 “회사에서 일찍 퇴근해 3시 반부터 기다리고 있다. 집에서 기다리는 것보다는 여기에서 기다리는 게 마음이 더 편할 것 같았다”며 “딸은 고3이라 엄마가 데리러 갔는데, 6시쯤 집에 모여서 식사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딸이 시험을 본 서울여고 수험장에 가장 먼저 나와 있던 박선옥(45)씨는 “항상 교복을 입고 다녀 추웠을 텐데 오늘은 모처럼 쇼핑을 나가 겨울 바지를 살 예정”이라고 했다.

“곧 나오겠네” “이제 나올 때 되지 않았어?” 등 웅성임 속 오후 4시 30분쯤 수능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리자 “아!” 하는 탄성이 일제히 터져 나왔다. 처음 교문을 빠져 나온 학생에게는 마치 제 자녀에게 보내듯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교문에서 나오는 자녀를 알아보고 달려가 포옹을 하고 등을 다독여주는 장면도 여럿 연출됐다. “고생했다” “맛있는 저녁 먹자”는 말과 함께 “뉴스에서는 수능이 어렵다고 하는데 어땠느냐”는 우려 섞인 말도 곳곳에서 들렸다.

친구와 함께, 혹은 홀로 교문을 빠져 나오는 학생들 표정엔 수능이라는 큰 벽을 통과했다는 안도감이 엿보였다. 재수생 장성완(19)씨는 “수시를 여러 개 붙었는데 최저 등급은 맞출 수 있을 것 같아 기분 좋고 후련하다”며 “부모님과 식사를 한 후 친구들을 만날 생각”이라며 웃었다. 상암고에 재학 중인 이지현(19)씨는 “수시에 이미 합격한 상태였는데, (아직 입시 진행 중인) 친구들이 지진으로 많이 힘들어해 안쓰러웠다”며 “앞으로 롯데월드 아르바이트도 하고 싶고, 머리 염색도 하고 싶다”고 작은 희망사항을 말했다.

‘어려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만큼 아쉬움을 표출하는 학생도 많았다. 함께 수험장을 나온 정순영ㆍ조민경(18) 양은 “시험이 모의고사보다 어려워 당황했다”고 입을 모았다. 임희주ㆍ조예리(18) 양도 “국어가 특히 어려웠다”며 “시험이 끝났지만 후련하거나 끝났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고 했다. 이모(18) 양은 “포항 지진으로 수능이 연기돼 하늘이 주신 기회라 생각하고 공부를 했는데 수능이 대체적으로 어려웠다”며 아쉬워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23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능시험을 마치고 나온 수험생이 가족을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23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능시험을 마치고 나온 수험생이 가족을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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