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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마크롱 의회권력도 장악… 신당 총선 압승 ‘선거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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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마크롱 의회권력도 장악… 신당 총선 압승 ‘선거혁명’

입력
2017.06.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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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석ㆍ60% 이상 확보…사회당은 존폐 갈림길

투표율 42∼43% 역대 최저… 노동개혁 등 험로

그림 1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이 총선 결선투표가 열린 18일 북부 르투케 시청사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르투케=EPA 연합뉴스
그림 1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이 총선 결선투표가 열린 18일 북부 르투케 시청사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르투케=EPA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총선 결선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 계열이 예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권에 이어 의회 권력까지 장악하면서 60년 공화ㆍ사회 양당 체제 구도를 허물고 프랑스 현대 정치사를 완전히 새로 쓰게 됐다.

개표가 80% 가량 진행된 오후 10시 현재, 여론조사기관 엘라베의 예측 결과, 집권 중도연합(민주운동당 포함)은 전체 577 의석 중 355∼365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365석은 전체의석의 63.3%에 해당한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소프라 스테리아도 앙마르슈 계열의 예상 의석을 전체의 62.6%인 361석으로 전망했다. 공화당 계열은 126석, 중도좌파 사회당 계열 46석, 극좌 정치그룹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16석, 공산당 10석, 극우정당 국민전선(FN) 8석 등이다.

전 정부 집권당이자 제1당이었던 사회당은 의석을 200석 넘게 잃으면서 존폐의 기로에 몰렸다. 이번 프랑스 결선투표의 투표율 예상치는 42∼43%로 역대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 결선에서 마크롱과 맞붙었던 FN의 마린 르펜(48)도 세 번 도전 끝에 총선에서 처음 당선됐다. 그는 “마크롱의 당은 기득권 세력의 이해를 대변한다. 다수당이 됐지만 국가적으로는 소수를 대표할 뿐”이라며 정부에 맞서 싸우겠다는 당선 소감을 밝혔다. 사회당의 장크리스토프 캉바델리 서기장(당대표)은 총선 완패의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당권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집권당에 크게 못 미치는 의석으로 제2당이 된 공화당의 프랑수아 바루앵 총선대책본부장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행운을 빈다면서도 공화당이 중심 야당으로 남겠다고 말했다. 극좌 정당 ‘프랑스 앵수미즈’를 이끈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의회의 다수당 지위가 노동법을 파괴할 정당성을 부여하진 않는다”면서 “정부의 노동개혁 추진에 저항하겠다”고 공언했다.

불과 한 달 만에 대권과 의회를 모두 장악한 마크롱 신당의 행보는 기성 정치질서를 무너뜨린 ‘선거혁명’으로 불릴 만하다. 노동과 사회복지 등 주요 정책을 놓고 반세기 넘게 좌ㆍ우로 양분됐던 프랑스 정치는 ‘실용’을 전면에 내세운 마크롱 돌풍에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 받게 됐다. 특히 사회당은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에 치러진 1993년 총선에서 직전 278석에서 56석으로 추락했다가 겨우 회생했지만 이번에는 아예 존폐 갈림길에 서게 됐다.

초유의 정치실험은 일단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지만 험로도 수두룩하다.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투표율은 정치에 대한 유권자의 실망감을 대변한다. 또 신당이 지나치게 권력을 독점해 벌써부터 민주주의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장 노조들은 총선 압승을 바탕으로 새 정부가 제1 국정과제인 노동법 개정과 노동시장 유연화를 밀어붙일 경우 대규모 시위와 파업 불사 등 일전을 벼르고 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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