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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동 “입각 앞두고 경질 억울”… 檢서 최씨 국정농단 진술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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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동 “입각 앞두고 경질 억울”… 檢서 최씨 국정농단 진술할 수도

입력
2016.11.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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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개각 하루 전

산자부 장관 이동 준비하다

최순실 입김에 피해 입은 듯

“檢서 나에 대한 의혹 해명

어떤 얘기 했는지 말 못해”

靑 향해 무언의 경고 메시지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종용한 의혹을 받고 있는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17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종용한 의혹을 받고 있는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17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순실(60ㆍ구속기소)씨 단골 병원 김영재 의원(진료과목 성형외과)의 해외진출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뒤 경질된 것으로 알려진 조원동(60)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21일 “지금도 내가 왜 청와대에서 나왔는지 모른다”며 처음으로 언론에 심경을 토로했다.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수사대상이 된 그가 재임 당시 상황에 대해 ‘납득 불가’ 입장을 밝힌 점에 비춰, 향후 검찰에서 최씨의 국정농단 행태를 상세히 진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조 전 수석은 이날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되기 직전 한국일보 기자와 만나 이 같은 언급과 함께 “억울한 부분들 중 하나로, 아직도 여전히 궁금하다”고 말했다. 박근혜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경제수석에 임명된 그는 2014년 6월 12일 물러난 뒤, 이튿날 단행된 6ㆍ13 개각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으로 영전이 예상됐으나 포함되지 못했다. 이를 두고 당시 관가에서 무성한 뒷말이 나왔으나 정확히 확인된 것은 없었다. 그러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김영재의원 해외진출 실패의 책임을 덮어쓰고 최씨의 입김에 밀려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 전 수석 측은 이날 “2014년 6월 조 전 수석은 개각 전날까지 장관이 되는 줄로 알고 주변에 인사할 준비까지 했다. 하마평 수준이 아니었다. 그런데 실제 개각 명단에선 빠졌다. 도대체 하룻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도 궁금해한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충실하게 따랐을 뿐인데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논리다.

지난 17일 검찰에 소환됐던 조 전 수석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분명히) 억울한 게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밝히긴 꺼려 했다. 그는 “검찰에서 나에 대한 의혹은 모두 해명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를 했는지는 말할 수 없다”며 “시간이 지나면 억울한 부분도 다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처럼 박 대통령 지시 사항을 기록해 둔 자료가 있는지에 대해선 “청와대 관련 문건은 모두 두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 전 수석의 언급은 검찰 수사에 대한 자기 방어이자, 청와대를 향한 무언의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예컨대 자신이 2013년 말 이미경(58) CJ그룹 부회장의 사퇴를 압박한 구체적 경위 등 박 대통령에게 ‘비수’로 작용할 진술을 할 수도 있다는 암시라는 뜻이다.

그러나 과정이야 어쨌든 그의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이날 강요미수 혐의로 조 전 수석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근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그는 손경식(77) 당시 CJ그룹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VIP)의 뜻”이라며 이 부회장이 하루 빨리 물러나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이후 이 부회장은 경영에서 손을 떼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검찰은 비슷한 시기 조 전 수석이 “차기 회장은 권오준으로 결정됐다”는 얘기를 포스코 측에 전달하는 등 포스코 회장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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