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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운호 게이트’, 현직의 유착 의혹 규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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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운호 게이트’, 현직의 유착 의혹 규명해야

입력
2016.05.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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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관련, 법조비리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와 법조 브로커 이모씨가 구속됐고,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가 조만간 소환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브로커 이씨는 고교 선배인 홍 변호사를 정 대표에게 소개하고, 법원과 검찰 로비에 깊숙이 개입한 인물이어서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홍 변호사에 대한 의혹은 끝도 없이 불거지고 있다.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사건을 소개받는가 하면 자신도 다른 변호사에게 사건을 소개해준 뒤 돈을 받는 수법이 일상적으로 행해졌다. 솔로몬저축은행 비리사건과 ‘동양사태’의 주범인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 등에 대해 선임계 없는 ‘몰래 변론’을 한 사실도 포착됐다. 홍 변호사는 이렇게 챙긴 돈으로 별도 회사를 운영하며 가족 명의로 부동산을 사들이기도 했다. 투기목적으로 보유한 오피스텔만도 50채가 넘는다고 한다. 전관 배경을 이용해 천문학적 수입을 올리고 세금까지 탈루했다면 엄한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홍 변호사의 사기나 탈세 혐의에만 초점을 맞추면 사건의 본질이 적잖이 흐려진다. 수사의 핵심은 개인 비리가 아니라 법원과 검찰에 대한 로비 의혹의 실상을 밝혀내는 데 있다. 홍 변호사가 담당한 해외 원정도박 사건은 검찰에서 두 차례 무혐의 처분됐다. 재수사를 통해 기소될 때는 뻔히 드러난 회사 돈 횡령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는 제외됐다. ‘전관예우’를 이용해 현직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정 대표가 나중에 홍 변호사에게 거액을 쥐어준 것도 이에 대한 답례일 가능성이 짙다. 따라서 앞으로의 수사는 홍 변호사와 검찰 조직 사이에 비밀 거래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데 집중돼야 한다. 당시의 수사라인 조사는 당연한 수순이다.

현직에 대한 의혹은 법원도 마찬가지다.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가 정 대표 사건과 이숨투자자문 사건에서 담당 판ㆍ검사를 접촉한 사실은 이미 확인됐다. 로비대상이 된 판사가 여럿이고 의심스러운 정황도 한 둘이 아니다. 현직 판사들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하다. 검찰이 전관을 철저히 수사하더라도 현직에 대해서는 대충 넘어가려 한다면 비난 여론이 비등할 것이다. 검찰은 모든 의혹을 있는 그대로 밝힌다는 결연한 각오로 수사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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