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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대 이어 소통 부재가 빚은 서울대 점거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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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대 이어 소통 부재가 빚은 서울대 점거 농성

입력
2016.10.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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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이 학내 구성원 간의 소통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화여대 학생들이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두 달 넘게 대학 본관을 점거 중인데 이어 서울대에서도 지난 10일부터 본관 점거 농성이 시작됐다. 서강대에서도 이사회의 독선에 반발해 학생들이 단식 농성을 하고 급기야 총장 사퇴까지 빚은 바 있다.

서울대 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은 서울대와 경기 시흥시 등이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을 기습적으로 맺은 게 발단이다. 글로벌복합연구단지 조성 목적의 시흥캠퍼스는 서울대가 10년 넘게 끌어 온 숙원 사업으로 지난 8월 22일 전격적으로 협약이 체결됐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는 2013년 시흥캠퍼스안이 공론화했을 때부터 철회를 요구했지만 별 반응이 없다가 갑자기 협약을 체결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협약 체결 3분 전에야 통보를 받았다는 게 학생들 주장이다. 성낙인 총장이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지만 학생들은 학교와의 신뢰가 깨졌다며 협약 무효화를 주장, 점거 농성에까지 이르렀다. 결국 학교 측이 당사자인 학생들에 대한 설득 과정을 소홀히 한 게 갈등을 증폭시킨 셈이다.

지난 7월에 불거져 여태껏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이화여대 본관 점거 농성 사태도 학교 측의 소통 부재에서 비롯됐다. 교육부의 재정지원을 받기 위해 구성원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평생교육 단과대학’설립을 추진한 게 화근이었다. 뒤늦게 학교 측이 사업을 철회했지만 총장 사퇴 여부를 놓고 평행선을 긋고 있다. 총학생회 측은 사태 장기화에 대해 “반복된 불통으로 총장과 학생들의 신뢰가 무너져 버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근의 학내 갈등은 모두 학교, 이사회, 교수, 학생 등 대학 구성원 간의 소통 부족이 뿌리다. 서울대나 이화여대 학생들의 반발도 대학이 추진하는 사업 자체보다는 그 과정에서 드러난 학교 측의 독단과 불통이 문제가 됐다. 대학 당국이 사업을 철회하고 사과해도 쉽게 풀리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사자 간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 한 사태 해결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학내 갈등을 막고 해소하려면 학교와 학생이 서로 협력해야 할 학내 구성원임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학교 측은 학생과 의견을 나누고 동의를 구하는 민주적 절차를 지켜야 한다. 물리적 행동을 앞세우고 학교 측과 일절 대화하지 않겠다는 학생들의 태도

또한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음은 물론이다. 대학 개혁은 피할 수 없지만 일방통행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음을 일깨우는 일련의 사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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