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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루K 前 대표이사 “나는 바지사장… 최순실 가끔 와서 고영태와 뭔가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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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루K 前 대표이사 “나는 바지사장… 최순실 가끔 와서 고영태와 뭔가 논의”

입력
2016.10.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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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엔 김종 제2차관과 만나

K스포츠재단 자료 정리 등

崔 수행비서 박헌영과 교류도”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최순실씨 소유의 회사 '더블루 K' 사무실. 이 회사는 K스포츠재단 설립 전날인 올해 1월 12일 설립돼 활발히 활동하다 지난 9월 최씨와 재단 관련 비리 의혹이 제기되자 폐쇄됐다. 홍인기 기자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최순실씨 소유의 회사 '더블루 K' 사무실. 이 회사는 K스포츠재단 설립 전날인 올해 1월 12일 설립돼 활발히 활동하다 지난 9월 최씨와 재단 관련 비리 의혹이 제기되자 폐쇄됐다. 홍인기 기자

최순실(60ㆍ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더블루K의 전 대표이사 최모(56) 변호사가 “나는 ‘바지(사장)’이고 조성민 전 대표도 자신이 ‘바지’라고 했다”며 “최 사장(최순실씨)이 가끔 회사에 와서 고영태 상무, 회계 담당 여직원과 자기들끼리 뭘 하고 갔다”고 28일 말했다. 최 변호사는 이날 저녁 검찰이 자택 압수수색을 마친 직후 50분간 한국일보 인터뷰에 응했다. 그의 신분은 현재 참고인이지만 검찰이 4시간에 걸쳐 압수수색을 한 점을 감안하면, 이 사건의 주요 인물로 볼 여지가 크다.

최 변호사는 더블루K가 K스포츠재단의 비자금 통로라는 의혹에 대해 “다달이 적자를 내고 있는 회사에서 80억원씩 돈을 받을 수 있었겠냐”며 “(최씨가) 변호사를 선임한다고 해서 회계 담당 직원에게 ‘내가 모르는 사이에 (자금 유용 등) 뭐 좀 한 거냐’고 물었는데 전혀 그런 게 없다고 했다. 이제는 나도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최씨를 지난해 3월 처음 만났다고 했다. 최씨가 독일에서 7년간 지낸 최 변호사를 찾아온 명목은 정ㆍ관계 인사들을 접촉한 장소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카페 테스타로싸의 독일 법인 설립을 문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최 변호사는 최씨에게 한국 라이센싱(상표등록) 등에 대해 설명한 뒤 사건을 맡지는 않고 독일에 거주하는 박승관 변호사를 소개해줬다. 나중에 박 변호사는 더블루K의 독일 법인 설립의 법률 업무를 맡았고 현재 더블루K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최씨는 올 초 더블루K를 설립할 때 다시 최 변호사를 찾아와 그의 소속 법무법인 웅빈과 고문계약을 맺었다. 최 변호사는 3개월간 더블루K 계약 검토 등을 맡았고 3월에는 대표이사로 합류했다. 그는 “하루 이틀에 한 번씩 더블루K 사무실로 출근해 1시간 가량 커피를 마시며 체육단체 통합이나 클럽 스포츠 모델 관련 논문 등을 본 뒤 일이 없어서 웅빈으로 출근했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더블루K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창단한 장애인 펜싱팀 선수들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이따금 GKL 감독이나 선수들이 나를 만나고 싶다고 하면 사무실이나 커피숍에서 만났다”고 말했다. GKL 관련 업무가 더블루K의 유일한 수익 사업이었다고도 했다.

최 변호사는 “더블루K는 선수들 매니지먼트를 하는 회사고, GKL 장애인 펜싱 선수단이 더블루K 소속 선수들이다”며 “선수들 스카우트 비용은 GKL에서 지급하고, 더블루K는 선수들에게 봉급 외의 스카우트 비용 등 특별 수익이 생기면 그 일부를 수수료로 떼는 방식으로 통상적인 스포츠 매니지먼트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 사장이 정부 시책에 맞춰 비인기 종목에서 장애인 선수들을 육성하는 모델을 만들어 인간승리 드라마를 이끌어 내자고 해서 더블루K가 처음으로 장애인실업스포츠단을 만들었다”며 “펜싱은 앞으로 유망한 종목이라고 기대했지만 분야별 선수를 영입하지 못했고 직원들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해 비전이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지훈련을 나갈 때 업무를 대리 해주고 10% 정도 받는데 그조차 수익이 남지는 않았고, 5,000만원의 연봉을 받는 만큼 일을 못 하는 것 같아 그만 뒀다”고 했다. 더블루K 설립 이후 벌어들인 수익은 3,000만원에 불과했고 수익구조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올초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을 만난 사실도 밝혔다. 그는 “오스트리아 회사가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자리였는데 ‘독일어권이니 무슨 얘기하는지 한 번 들어보라’고 해서 참석했다가 김 차관을 만났고, 이 자리에 최 사장은 없었다”고 했다. 안종범 청와대 수석을 만난 적은 없다고 했다.

더블루K와 K스포츠재단에 출근하며 최씨 모녀의 수행비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박헌영 과장과 교류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K스포츠재단이 GKL의 가이드러너(시각장애인 동행 달리기) 컨퍼런스를 할 때 박 과장의 요청으로 독일어 자료를 정리해 건넸다”고 했다. 최 변호사가 K스포츠재단과도 무관치 않아 보이는 대목이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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