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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 ‘3전 전승’ 베트남, 또 ‘들썩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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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 ‘3전 전승’ 베트남, 또 ‘들썩들썩’

입력
2018.08.20 18:22
수정
2018.08.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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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후 최고 성적 16강

박항서 감독 응원 쇄도…

조별리그 경기에서 1대 0으로 일본을 꺾은 베트남팀의 소식을 전하고 있는 현지 신문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조별리그 경기에서 1대 0으로 일본을 꺾은 베트남팀의 소식을 전하고 있는 현지 신문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팀이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후보’ 일본을 꺾고 조별리그 3전 전승으로 16강에 진출하자 베트남이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지난 1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대회에서 동남아 국가 최고성적인 준우승 신화를 만든 박 감독이 베트남 축구 역사를 또다시 새롭게 쓸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베트남 최대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는 19일 베트남이 D조 마지막 3차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1-0 승리한 소식을 톱뉴스로 보도했다. 매체는 시간 순으로 경기 주요 장면들을 상세히 전하면서 “베트남이 해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매체는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온 나라가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 1위로 예선전을 끝낸 베트남은 23일 다음 경기를 치른다.

지금까지의 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월남)이 거둔 최고 성적은 4강. 이번처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1962년 열린 대회에서 올린 성적이다. 하지만 통일(1975년) 후 사회ㆍ정치적 문제로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16강(2010, 2014년)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승리가 3번째 16강이지만 베트남이 U-23 경기나 A매치에서 일본을 꺾은 것은 처음이다. 축구팬 안 판씨는 “베트남 선수들의 맹렬한 태클에 일본 선수들은 실수를 연발했다”며 “지금처럼 강한 모습을 유지하면 더 좋은 성적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베트남팀이 ‘조별리그 3승 전승’이라는 성적으로 가뿐하게 16강에 들자 팀을 이끌고 있는 박 감독에 대한 찬사와 함께 응원 글들이 관련 기사 댓글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쇄도하고 있다. VN익스프레스의 관련 기사에는 20일 낮 2시 현재 193개의 댓글이 달렸다. 베트남에서 뉴스에 댓글이 100개 이상 달리는 경우는 대단히 이례적이다.

닉네임 ‘데이비드 터’씨가 기사 아래에 “박항서는 페어플레이어, 조별리그 일등은 당연하지. 무서운 축구, 좋은 지도자. 아시아에도 유럽에도 무서운 게 없지. 태국이 동남아 1위였지만 이제는 베트남”이라며 한편의 ‘시’를 적자 1,300여명이 ‘좋아요’를 누르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또 쏘이씨는 “선수들의 실력은 항상 좋았지만, 지금까지 그걸 발현시킨 지도자가 없었다”며 공을 박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실제 베트남은 열성적인 축구팬들 탓에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까지 1991년부터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일본, 독일, 브라질 등에서 26명(재선임 포함)의 감독이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맡았다. 매년 한 명씩 바뀐 셈이다. 베트남이 악명 높은 ‘축구 감독의 무덤’으로 불린 이유다. 하지만 박 감독이 10개월 만에 베트남 축구를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끌어올리자 어떤 이들은 박 감독에게 베트남 국민으로 귀화를 요청하기도 했다.

시작은 좋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U-23 챔피언십과 같은 응원 열기가 나올지는 의문이다. 비용 문제로 방송중계권을 확보한 베트남 방송사업자가 단 한곳도 없기 때문이다. 현지 일간 뚜이쩨에 따르면 올 초 U-23 대회에서의 준우승 덕분에 베트남의 중계권료가 180만~300만 달러(약 20억2,000만~33억6,000만원)로 뛰어 올랐다. 지난 2014년 아시안게임 당시 중계권료 20만~40만 달러의 10배 수준이다. 이전에는 5만(2010년), 1만 달러(2002, 2006년)에 그쳤다. 국영 VTV는 저렴한 가격에 일부 경기만 중계할 수 있는 방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최종 실패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해외 방송국의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로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 파견된 베트남 축구대표팀 관계자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꺾으면서 선수들은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이곳 분위기만 놓고 보면 올해 초 이상의 성적을 낼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중계 문제가 아쉽긴 하지만 베트남 내 응원 분위기도 점차 달아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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