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살균 안된 큐리오시티, 화성 젖은 지역 오염시킬 수 있다"

알림

"살균 안된 큐리오시티, 화성 젖은 지역 오염시킬 수 있다"

입력
2015.09.30 14:38
0 0

지구 물질에 의한 오염 가능성 제기… 큐리오시티 임무 놓고 의견 분분

"멸균 착륙선만 RSL지형 방문해야"

"강한 자외선에 이미 살균 됐을 것"

화성 탐사선 큐리오시티의 활동 모습을 스스로 촬영해 전송한 사진을 지난달 20일 나사가 일반에 공개했다. 나사 제공
화성 탐사선 큐리오시티의 활동 모습을 스스로 촬영해 전송한 사진을 지난달 20일 나사가 일반에 공개했다. 나사 제공

화성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흐른다는 증거가 발견되면서 화성 생명체 탐사가 한층 활기를 띠는 가운데, 지구 물질로 인한 행성 오염을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ㆍ나사)의 연구자들은 2012년 8월 화성에 착륙한 ‘큐리오시티’가 화성의 크레이터 아래로 흐르는 액체 상태의 소금물에 의해 생성된 길고 어두운 줄무늬와 협곡의 벽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탐사를 수행해야 할 큐리오시티 로버는 발사 당시 살균 처리되지 않아 큐리오시티와 함께 화성까지 온 지구 물질들이 화성 땅의 젖은 지역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9일 보도했다..

지금까지 큐리오시티는 화성이 과거에 생명체가 거주할 수 있었던 공간이라는 증거를 찾아서 게일 크레이터 주위를 돌아다녔으며, 과거 강이 흘렀으며 호수가 있었다는 흔적을 찾아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탐사 지역과 최근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로 발표된 화성의 ‘RSL(Recurring Slope Lineae)’ 지형은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RSL 지형은 영하 23도를 기점으로 생겼다가 사라지면서 최소한 특정 시기에는 습기를 간직한 곳이다. 따라서 이 지형 탐사는 다른 곳보다 훨씬 까다로우며 이 곳을 오염시키지 않으려면 멸균 착륙선만 방문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제한이 가해지면 화성 생명체 탐사 자체가 방해받을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런던대학 라드 우주과학연구소의 앤드류 코에츠는 “앞으로 몇 주, 몇 달간 큐리오시티가 무얼 하도록 허락할지, 큐리오시티가 RSL 지형 근처 어디든 갈 수 있도록 허락할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뜨겁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에서 보낸 탐사선이 다른 행성을 오염시키는 것을 막는 규정은 이미 존재한다. 국제기구인 우주연구위원회(Cospar)는 다른 세계의 자연 그대로의 환경을 오염시키는 지구의 임무를 방지하기 위해 ‘행성 보호’라고 불리는 규칙을 제정했다.

이 규칙에 따르면, 생명체를 찾는 착륙선은 반드시 예외적으로 깨끗해야 하며 이는 규칙의 ‘카테고리 4b’ 임무에 속한다. 그러나, RSL 지형처럼 특별한 곳에 들어가는 착륙선은 ‘카테고리 4c’ 임무에 속하며 4b에 속한 착륙선보다 더 깨끗해야만 한다. 큐리오시티의 경우 카테고리 4b에 속하며, 우주위원회의 규칙에서는 물이 흐를 수 있는 RSL 지형에 들어갈 수 없다.

그럼에도 큐리오시티의 RSL 지형 탐사를 찬성하는 나사 연구자 짐 그린은 화성의 강한 방사선 환경이 큐리오시티에 묻어 화성에 온 지구물질 등을 이미 살균했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RSL 지형으로 들어갈 수 있을 만큼 깨끗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국립 과학 아카데미와 유럽 과학재단의 최근 보고서는 자외선이 살균효과가 없을 수도 있고,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보고서는 “비록 화성의 대기에서 자외선의 흐름이 공기 중 미생물과 포자, 먼지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것일지라도, 방사선을 희석시킬 수 있으며 오히려 미생물의 생존능력이 향상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 상태에서 큐리오시티는 RSL 지형과 거리를 둔 채 탑재 레이저를 이용해 이를 탐사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RSL 지형의 바닥에서 평탄한 곳을 찾고, 분석을 위해 화성의 흙 일부를 퍼 가는 것도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큐리오시티 다음으로 화성에 갈 착륙선은 유럽연합과 러시아 우주기관의 합작 로봇인 ‘엑소마르스(ExoMars)’로 2018년 발사 예정인데, 큐리오시티의 경우 발사 후 화성에 도착하는데 약 9개월이 걸렸다. 엑소마르스는 과거나 현재의 화성 생명체를 찾기 위해 화성의 땅을 2m 파 내려가는 임무를 맡게 된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