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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방장관과 기무사령관의 엇갈린 진술, 수사로 낱낱이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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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방장관과 기무사령관의 엇갈린 진술, 수사로 낱낱이 밝혀야

입력
2018.07.2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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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국방장관이 계엄 문건을 기무사로부터 보고받고 위중한 상황으로 인식했으면서도 독자적 판단으로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24일 국회 국방위에서 청와대 보고 누락 이유에 대한 의원들 질문에 “심각성을 느끼고 엄청난 고뇌를 했지만 남북회담과 6ㆍ13지방선거가 염려돼”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바깥에 밝혀지면 큰 일 나겠다고 생각했다”는 말도 했다. 청와대를 ‘바깥으로’ 보고 넉 달 가까이 은폐ㆍ축소한 것은 국방장관으로서의 판단 능력에 큰 결점이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송 장관은 국회에서 “남북관계와 지방선거 상황이 안정되면 확실히 수사를 시키려고 마음먹고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가 문건을 정식 보고한 것은 남북정상회담과 선거가 끝나고 한참 지난 6월28일이다. 게다가 그날 보고에서는 세부계획이 담긴 67쪽은 사실상 보고하지 않은 채 개괄적인 내용이 담긴 8쪽짜리 요약본만 제출했다. 정작 병력 출동과 배치, 언론통제, 국회 무력화 등 계엄 실행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사항은 고의로 누락시키고 은폐한 것이다. 결국 문건 존재를 확인하고 청와대에 제출한 것은 특별수사단이었다. 계엄 문건을 상당히 위중한 사안으로 판단했다는 진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날 국방위에서는 계엄 문건 보고의 당사자인 이석구 국군기무사령관과 송 장관의 엇갈린 진술도 논란이 됐다. 이 사령관은 “3월16일 송 장관에게 사안이 엄중해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20분 가량 상세히 보고했다”며 고 밝힌 반면 송 장관은 “그날 바쁜 일이 있어 그냥 두고 가라고 지시했으며 5분만에 보고가 끝났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나중에 퇴근 전에 보고서를 읽고 심각성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국민 앞에서 둘 중 한 명이 거짓말을 하는 것도 문제지만 군 수뇌부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이번 사건은 계엄령 문건 자체의 충격도 크지만 송 장관의 처신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문건 보고 시점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판단과 이해 못할 태도를 반복하고 있다. 이제 특별수사단이 송 장관을 소환 조사해 축소ㆍ은폐를 낱낱이 밝히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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