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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X 착수 골든타임” vs “부족한 기술 대안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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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X 착수 골든타임” vs “부족한 기술 대안 찾자”

입력
2015.11.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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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군 전문가들 사업 타당성 점검

“자주국방 위해 추진해야” 공감에도

핵심 기술 자체 개발 능력엔 이견

“FA-50 개조 개발로 공백 메우자”대안도

정두언 국방위원장은 감사 요구

“구멍가게도 사업 바뀌면 정리…책임지는 사람 없다면 불가피”

17일 국회 국방위원회가 개최한 한국형 전투기(KF-X) 관련 공청회에 무기 개발 전문가들이 참석해 KF-X 사업 타당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17일 국회 국방위원회가 개최한 한국형 전투기(KF-X) 관련 공청회에 무기 개발 전문가들이 참석해 KF-X 사업 타당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국회 국방위원회가 17일 개최한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공청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자주 국방을 위해 KF-X 사업 자체는 그대로 추진돼야 한다는 데는 대체로 공감했다. 하지만 핵심 기술의 자체 개발 능력에 대해선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국방부 산하 기관의 연구진은 대부분 국방 당국이 제시한 계획에 따라 핵심 기술 개발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연구진을 믿고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 뒷받침해주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학계에서 나온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기술 개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방안을 함께 고민하며 속도조절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기술 개발이 가능하다고 정부의 손을 들어준 전문가들은 언제까지 외국 기술을 사들일 수 없는 만큼, KF-X 사업에 국가 자원을 총력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를 댔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이범석 3본부 2부장은 “과거 개발 사례와 경험을 바탕으로 ADD와 국내 업체의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면 4개 항공전자장비 통합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부장 역시 4개 핵심기술 중 하나인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는 2017~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정상개발 여부를 검토한 이후 위험요소가 발견되면 그때 가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한창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단계에서 제동이 걸리면 사업 자체가 흐지부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이 KF-X 사업에 착수해야 하는 ‘골든타임’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경태 항공안전기술원장은 “2006~2014년 8년간 타당성 조사와 선행연구 과정을 거쳐 지속적으로 개발 위험을 줄여왔다”며 “올해 중 사업 착수를 하지 못하면 공군의 전력 공백은 더욱 가중되고, 항공우주산업을 국가의 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마저 놓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전히 자체 기술 개발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안 없이 추진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전영훈 골든이글공학연구소장은 “총력을 기울여 한번에 기술 개발을 끝내겠다는 ‘원샷원킬 (one shot one kill)’ 방식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우려했다. 전 소장은 대신 7년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FA-50 개조 개발로 공군의 전력화 공백을 메우되, 그 사이 KF-X 사업의 4가지 핵심기술을 완벽히 완료하자고 대안을 제시했다.

정밀도를 자랑하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A가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루크 공군기지 일대에서 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밀도를 자랑하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A가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루크 공군기지 일대에서 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지금처럼 개발 완료 시기에 과도하게 매달릴 경우 도리어 기술 축적도를 저하시키고 부품 국산화 비율을 낮추는 부작용을 가져올 우려가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희우 충남대 종합군수체계연구소장은 “일방적 비관주의도 지양해야 하지만, 호기 어린 졸속 대책은 더 위험하다”며 사업 일정 및 비용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F-X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더라도 전투기의 높은 양산 단가로 인해 수출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란 사업성 문제도 제기됐다. 안영수 한국산업연구원 방위산업팀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F-35 전투기 양산단가가 2025년 기준 7,500만 달러인 데 반해 보라매는 2018년 기준 8,500만달러 가량으로 추산된다”며 “높은 가격으로 인해 후발 시장진입은 어려움이 예상돼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 새누리당 소속 정두언 국방위원장은 “구멍가게도 (사업)전제가 바뀌면 다시 정리하는 게 상식”이라며 “주철기 전 외교안보수석이 그만 둔 이유가 KF-X 사업 차질이 아니라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면 감사원 감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감사원 감사를 요구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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