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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종합병원 신생아 집단 사망, 감염예방 소홀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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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종합병원 신생아 집단 사망, 감염예방 소홀은 아닌가

입력
2017.12.17 19: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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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대 목동병원의 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서 치료 받던 신생아 4명이 16일 저녁 1시간 반 사이에 잇따라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중환자실 감염은 드물다고 할 수 없고 때로 사망자가 나오기도 하지만 이번처럼 순식간에 여럿이 목숨을 잃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병원은 “원래 아이들 상태가 사망에 이를 정도로 위독한 게 아니었는데 갑자기 맥박이 느려져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차도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병원이 도마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일하던 간호사가 결핵 확진을 받아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영아 2명과 진원 5명이 잠복 결핵으로 나와 세간을 놀라게 했다. 지난 9월에는 영아에 투여하던 수액 중에 벌레가 발견돼, 몇 년 전에는 좌우가 뒤바뀐 엑스레이 필름으로 축농증 환자 수백 명을 진료해 구설에 올랐다. 이번에 숨진 신생아들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부검과 역학조사 등 당국의 정밀 조사를 거친 뒤에야 밝혀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인큐베이터 기기 이상보다 감염 가능성이 의심된다. 증세로 보아 괴사성 장염 등의 전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병원 내 감염은 보건 당국과 병원이 중점 개선 분야로 삼아 대책을 강화해온 과제였다. 2015년 메르스 사건이 경각심을 일깨웠다. 당시 삼성서울병원 등의 원내 감염 예방 체계에서 허점이 드러난 이후 병동마다 스크린도어를 설치한다거나 환자와 의료진의 출입 통제를 강화하는 등의 대책이 강구됐다. 보건 당국은 내년까지 1,500여명의 신규 감염관리전담간호사와 300병상당 1명의 감염관리의사 배치 계획도 갖고 있다. 2006년부터 5년 동안 1,000 재원일수 당 7.21이던 중환자실 감염률은 2016년까지 5년 동안 3.40으로 줄어든 것은 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10년 전쯤에 비해 개선된 것이지 최근 수년 간 중환자실 감염은 큰 변화가 없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7월부터 1년 간 2,843건이던 중환자실 감염은 다음 해 2,524건으로 줄었다가 다시 2,608건으로 늘었다. 지난해 6월까지 3년 간 전체 감염 건수가 7,975건이나 된다. 문제의식은 분명 높아졌으나 그것이 실제로 적극적 감염예방으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병원 중환자실에서는 한 순간의 실수로 환자의 생사가 뒤바뀐다. 보건 당국과 병원은 이번 같은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정확히 원인을 규명해 대책을 마련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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