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사설] 사드 논의 본격화할수록 전략적 치밀성이 중요하다

알림

[사설] 사드 논의 본격화할수록 전략적 치밀성이 중요하다

입력
2016.01.31 20:00
0 0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의 한반도 배치를 위한 한미 간 협의가 조만간 공식화할 모양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9일 “미국 정부 내에서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주한미군이 사드를 배치한다면 우리 안보와 국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안보와 국익에 따라 검토하겠다”고 한 것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과 미국의 사드 협상이 빠르면 이번 주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한 게 우연이 아닌 셈이다.

한반도 사드 배치는 군사ㆍ외교적으로 대단히 민감한 문제다. 우선 사드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효과적 방어수단인지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하다. 북한의 단거리미사일(KN-02)과 스커드ㆍ노동 미사일은 사거리가 짧고 비행고도가 낮아 미사일 종말단계의 상층부(40~150km)에서 요격하는 사드로 방어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사드는 그 동안 시험발사에서도 요격비행체(kill vehicle)가 분리되지 않는 등 여러 차례 결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포대 당 2조원 안팎이라는 천문학적 배치 비용도 문제다.

무엇보다 사드 배치는 우리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편입됨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외교적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에 신냉전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사드가 북핵을 명분으로 삼지만 사실은 자신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이 “사드 배치의 기준은 오로지 우리 안보와 국익”이라고 했듯, 주변국의 압박을 이유로 사드 논의의 향방이 좌우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러나 사드 배치가 장차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동북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치밀한 전략적 판단 없이 북한 제재라는 측면에서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 또한 안보와 국익을 해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안보지형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중국이 전통적 대북 인식을 고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듯 사드 논의를 회피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다만 앞으로 본격화할 사드 논의는 국가적 공론의 장에 부쳐지되, 정파적 편향성에 치우친 무조건적 자기 주장보다는 안보 이해를 비롯한 국익에 대한 전략적 고려를 앞세워 치밀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대미 협상에도 당당하게 임할 수 있다. 벌써부터 미국이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를 기정사실화, 배치 비용을 우리측에 떠넘기려는 자세를 내비치는 등의 움직임도 견제할 수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