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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스북 등 해외 일류기업은 '인문학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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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스북 등 해외 일류기업은 '인문학 사랑'

입력
2014.10.2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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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력·창의적 발상에 큰 도움" 잡스 "애플 성공은 기술·인문 결합 덕"

인문계를 푸대접하는 국내 취업시장과 달리, 애플 페이스북 같은 해외 일류기업들은 인문학 전공자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인간의 본질을 연구하는 인문학에 대한 기본적 이해 없인 21세기 화두로 떠오른 창조와 융합 시대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문학은 우선 사람과 사회에 대한 통찰력을 키워준다. 한 외국계 기업 담당자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정신이나 심리 등의 연구에 중점을 둔 학문이어서 기업 경영 시, 대인 관계와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인문학적 소양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또 인문학은 창의적 발상에도 큰 도움을 준다. 또 다른 외국계 기업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이미 알려진 시장 보다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세계를 석권한다는 점”이라며 “세상에 없는 것에 대한 창의적 발상이 기업 경쟁력의 바로미터란 점에서 보면 인문학은 기업 경영에서 아주 중요한 부문이다”고 말했다.

인문학 예찬론자로 유명한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경우 2010년1월 ‘아이패드’ 신제품 공개 행사장에서나 그 해 6월 ‘아이폰4’ 발표 당시에도 어김없이 “애플을 아름답게 하는 건 기술과 인문학의 결합이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잡스는 “소크라테스와 한나절만 보낼 수만 있다면 애플이 가진 기술을 모두 주겠다”고까지 말할 만큼 인문학에 대한 애착은 대단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성공 신화를 이뤄낸 잡스가 ‘디지털 철학자’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역시, 유년 시절 고전 소실인 그리스 로마 신화를 탐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교 시절, 저커버그가 만들었던 컴퓨터(PC) 게임 배경도 고대 로마였다. 세계 최대 사회관계형서비스(SNS)로 성장한 페이스북 탄생도 결국 저커버그의 인문학적 소양에서 비롯됐다고 평가 받는다.

다행스러운 건, 최근 들어 국내 일부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런 흐름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2일 실시된 삼성그룹 신입 사원 공채 필기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에선 대부분 수험생들이 “종전과 달리 역사와 세계사 비중이 높게 출제됐고 새로운 유형이나 창의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많아서 난해했다”는 반응을 보였을 만큼, 입사 희망자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현대차 그룹의 경우엔 지난해부터 아예 역사 에세이 문제를 인적성검사에 포함시켰다. 확고한 역사관을 통해 개인의 정체성 확립과 국가 및 기업에 대한 자부심을 갖춘 글로벌 인재만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ㆍ기아차를 일류 기업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정몽구 회장의 경영 방침에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원자의 역사관과 인문학적 깊이를 측정해 도전과 창의, 열정, 협력, 글로벌 마인드 등 그룹 인재상에 적합한 인재인지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며 “역사 에세이 영역이 당락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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