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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희롱 의혹 교수' 처벌커녕 승진시킨 사립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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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희롱 의혹 교수' 처벌커녕 승진시킨 사립여대

입력
2015.02.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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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공대위, 오늘 규탄 성명

"학교 2주 넘도록 침묵하는 사이 해당 교수, 고소하겠다 위협하고

거짓 증언으로 몰며 연판장까지. 피해자들 극도의 불안감 호소"

서울의 한 여대 중어중문과 A 교수에게 성희롱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이 학교의 미온적 대처를 규탄하는 성명을 4일 발표한다. 학교가 해당 교수를 피해 학생으로부터 격리시키는 등의 조치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학교가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사이 A 교수는 피해자들의 증언을 거짓으로 몰고 있다. A 교수는 수년간 제자와 동료 여교수들을 상습적으로 성희롱했다는 의혹(본보 1월 16일자 12면)을 받고 있는데,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10명에 달한다.

A 교수 성희롱 사건 피해자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성명을 통해 “A 교수의 성희롱 사실이 보도된 지 2주가 지났지만 학교 측은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강력한 처벌과 재발 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3일 밝혔다.

피해자들이 지난달 30일 공대위를 발족하고 집단 대응에 나선 것은 학교가 A 교수를 징계하지 않는 사이 피해자들이 추가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공대위는 “A 교수가 ‘변호사를 고용해 피해자들을 고소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면서 “피해자 대다수가 현재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대위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교수 성희롱 사건들 가운데 우리 대학처럼 대응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고 학교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교수와 피해자를 격리시켜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는커녕 A 교수가 정상 출근해 아무렇지 않다는 듯 학생들에게 심부름까지 시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공대위는 설명했다.

공대위에 따르면 이 학교 이사회는 A 교수의 성희롱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12월 A 교수를 부교수에서 정교수로 승진 임용했다. 공대위 관계자는 “A 교수는 입시를 총괄하는 위원회에도 올해 또 이름을 올렸다. 도대체 학교가 문제 해결 의지를 갖고는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학교가 손을 놓고 있는 동안 A 교수는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오히려 피해자들의 증언을 거짓말로 몰고 있다고 공대위는 지적했다. A 교수가 지인과 자신의 출신 대학 동문들에게 ‘A 교수는 성희롱을 할 사람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연판장을 돌리고 있는데, 이들은 사실관계와 문제의 심각성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최근 연판장에 서명 부탁을 받았던 B씨는 “보도된 내용은 실제의 극히 일부”라며 “A 교수가 연판장을 돌리는 것을 보고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공대위의 지적에 대해 “학교에 사건 관련 진정서를 낸 교수 2명을 13일 불러 최후 진술을 듣는 등 정해진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해명했다. 공대위는 추가 피해사례를 모으는 한편 A 교수에 대한 조치를 지켜보면서 대응 수위를 조절할 계획이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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