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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단 3차례 연거푸 발사 실패, 北 미사일능력 거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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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단 3차례 연거푸 발사 실패, 北 미사일능력 거품인가

입력
2016.04.29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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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러시아제 SS-N-6 모방 제작, 실전능력은 검증 안돼

핵 투발 수단 확보 못해 5차 핵실험 강행 명분 떨어져

ICBM 추진체는 이미 상당수준… 미사일 발사 시도 계속될 듯

북한이 지난 23일 동해에서 수중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수면 위로 솟구쳐 날아가고 있다. 합참은 북한이 SLBM 1발을 기습적으로 발사했으나, 30㎞를 날아가는데 그쳐 최소 사거리인 300㎞에 크게 못 미친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23일 동해에서 수중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수면 위로 솟구쳐 날아가고 있다. 합참은 북한이 SLBM 1발을 기습적으로 발사했으나, 30㎞를 날아가는데 그쳐 최소 사거리인 300㎞에 크게 못 미친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달 들어 3차례(15일, 28일) 시험 발사한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모두 발사 수초 만에 공중 폭발하거나 추락했다. 2007년 실전 배치해 벌써 10년이나 지났지만, 한번도 성능을 검증하지 않은 탓에 이제서야 실체가 드러난 셈이다.

무수단 미사일은 1990년대 러시아제 SS-N-6 미사일을 모방해 제작한 무기다. 하지만 2000년 블라디미르 푸틴 집권 이후 완성품을 검수해야 할 러시아 기술자들이 본국으로 소환되면서 마무리를 짓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미국은 2000년대 초반 무수단 미사일과 무수단 운영부대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2007년 실전 배치된 것으로 간주했다. 이미 검증된 SS-N-6 미사일의 성능을 믿은 탓이다.

특히 북한이 1998년 대포동 1호(사거리 2,500㎞ 추정), 2006년 대포동 2호(사거리 6,700㎞ 이상)를 시험 발사해 중거리 이상 탄도미사일 능력을 입증하면서, 무수단의 사거리를 3,000~4,000㎞로 추정했다. 일본 열도를 넘어 미국령 괌까지 타격할 수 있는 거리다. 우리 군도 이 같은 미국의 판단을 준용했다.

북한은 앞서 사거리 1,300㎞의 노동 미사일을 90년대 실전 배치했다. 이 과정에서 수 차례 검증과정을 거쳤다. 북한은 70년대부터 스커드-B(사거리 300㎞)와 스커드-C(사거리 500㎞)를 생산해 작전 배치한 경험도 있다. 모두 자체 개발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다. 이와 달리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개발과정을 거치지 못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28일 “미사일은 폭발력이나 사거리보다는 정확하게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신뢰성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한데, 무수단 미사일은 그런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무수단의 잇단 실패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중ㆍ장거리 탄도미사일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잠수함탄도미사일(SLBMㆍ사거리 2,500㎞)은 지난해 5월 이후 4차례 수중 사출시험을 거치면서 지난 23일 발사에서 30㎞를 날아가는데 성공했다. 아직 최소 사거리(300㎞)에 훨씬 못 미치지만, 3년 이내에 실전 배치가 기정사실화되는 무기다. SLBM 또한 SS-N-6 미사일의 파생형이어서 외형은 무수단과 유사하지만,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무수단과 달리 고체연료를 주입하기 때문에 내부구조는 전혀 다르게 설계돼 있다.

또 북한은 2012년 12월에 이어 지난 2월 7일 광명성4호를 발사해 탑재체를 우주궤도에 올리는데 성공하면서 장거리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추진체의 능력을 입증했다. 향후 재진입체 기술 등을 보완하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변형될 수 있는 무기다.

다만 북한의 잇단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실패로 내달 6일 당대회를 앞두고 5차 핵실험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핵실험 성공으로 핵무기 보유를 주장한다 해도, 당분간은 멀리까지 실어 나를 투발수단이 없다는 점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반면 SLBM과 ICBM 모두 아직은 개발 중인 미사일에 불과하다.

물론 북한이 무수단 발사 실패를 만회하고, 김정은 집권 이후 군사강국의 치적을 과시하기 위해 과거 4차례 진행해 온 핵실험에 또다시 매달릴 수도 있다. 북한은 지난 1월 4차 핵실험 당시 이미 5차 핵실험 준비까지 마친 상태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불과 2주 사이에 무리해서 3차례나 무수단 미사일 발사에 나선 것은 한반도를 넘어 주변국을 핵무기로 공격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라며 “하지만 당초 구상이 틀어지면서 핵실험의 명분이나 기대효과는 확 떨어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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