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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회칙 정신, 4대강으로 신음하는 한국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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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회칙 정신, 4대강으로 신음하는 한국에 절실”

입력
2015.06.1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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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유흥식 주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유흥식 주교가 19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강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이 한국 사회에서 가지는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유흥식 주교가 19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강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이 한국 사회에서 가지는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4대강 사업이 과연 홍수ㆍ가뭄 예방 역할을 수행할 수 있냐는 의문과 함께 핵발전소의 위협이 미래 세대의 안전을 침해하고 있는 이 땅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 모두가 ‘생태적 회심’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유흥식 주교가 19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강당에서 연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회칙 반포 기자회견’에서 생태계 회복을 위한 각계의 인식과 행동의 변화를 촉구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날 18일(현지시간) 181쪽 분량의 회칙(encyclical) ‘평범한 가정을 보호하기 위해 찬양하라’을 통해 “극단적 기후변화를 막고 지구를 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교황의 회칙은 전 세계 교회에 반포되는 신앙과 교리에 대한 문서다. 교황이 회칙에서 환경과 생태 문제만을 집중 언급한 것은 가톨릭 역사상 처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 A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AP 연합뉴스

유 주교는 “우리는 에너지 과소비와 일회용품 남용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하며, 특히 한국은 탄소 배출량 세계 7위,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12위인 국가”라며 “그런데도 이런 어려움을 풀기 위해 재생에너지나 대체에너지를 찾을 수 있는 연구나 정책적 노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원자력 정책이 너무 쉽게 원자력에너지를 대안으로 삼는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핵발전소가 가장 저렴하고 안전하다는 논리를 펴지만 고리 1호기 폐쇄 비용이 만만치 않고 체르노빌, 후쿠시마의 사고 사례가 있는데도 ‘어쩌겠냐 다른 게 없다’고 하는 것은 책임 있는 사람들의 태도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주교회의 환경소위원회 총무 김연수 신부는 “한국 천주교회와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이 끝난 지 3년이 지났지만 사상 최대의 가뭄 속에 녹조 낀 고인 강물은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가난한 농민들이 이 가뭄의 피해를 고스란히 끌어안고 있는 한국의 상황을, 이번 회칙이 구체적으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유 주교는 향후 한국 사회에서 생태계 회복을 위한 토론의 장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지구를 개발하고 군림하는 인간이 아니라 존중하고 화해하는 보호자로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는 공동체와 국가적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정책 변화를 위한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교회 안팎의 관심을 당부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을 인용했다. “하느님은 항상 용서하십니다. 사람은 가끔 용서합니다. 자연은 용서하지 않습니다.”

글ㆍ사진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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