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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대부’ 소로스, “국제 금융위기 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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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대부’ 소로스, “국제 금융위기 올 수도”

입력
2018.05.30 18:0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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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의 모습. 뉴욕=AP·연합뉴스
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의 모습. 뉴욕=AP·연합뉴스

“달러 급등, 신흥국 자본 이탈”

글로벌 투자자들 55억불 회수

아르헨티나ㆍ브라질ㆍ터키 등에선

물가 큰 폭 상승ㆍ화폐가치 급락

“EU도 위기 처했다”

정국 혼란 등 악재 겹친 이탈리아

증시 한때 3% 이상 빠지며 하락세

국제 금융시장도 덩달아 요동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남미 등 신흥국에서 시작된 금융 불안은 점차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월가의 거물조차 국제 금융위기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헤지펀드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매니지먼트 회장은 유럽외교협의회(ECFR) 연례회의에서 “달러가 급등하는 와중에 신흥시장(이머징마켓)에서 자본이 이탈하고 있다”며 “우리는 또 다른 큰 금융위기를 향해 가고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로스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아르헨티나, 브라질, 터키 등 신흥국에서 해외 자본이 유출되며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아르헨티나의 물가상승률은 중앙은행의 목표치(15%)를 크게 웃도는 25%를 기록했다. 증시도 한달 새 2만4,211에서 2만1,350으로 3,000포인트 가까이 빠졌다. 페소화 가치는 10% 넘게 급락한 상태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지난달 16일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은 신흥국 시장에서 55억 달러를 회수했다”며 “이는 2013년 긴축 발작 때보다 더 빠른 속도”라고 분석했다.

신흥시장에서 시작된 금융 불안은 정치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유럽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반체제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과 극우정당 ‘동맹’의 연립정부 출범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이 반(反) 유럽연합(EU) 성향이 강한 파올로 사보나 경제장관 지명자가 포함된 주세페 콘테 차기 총리의 새 정부 구성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정국은 요동을 치고 있다. 이에 연립정부 총리 후보였던 콘테 총리가 전격 사임했고, 마타렐라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 출신의 카를로 코타렐리를 임시 총리로 지명했지만 혼란은 수습되지 않고 있다. 이에 유로존에서 독일과 프랑스에 이어 세 번째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의 금융시장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이날 시장의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로 꼽히는 이탈리아 10년물 국채금리 차는 오전 한 때 320bp(1bp=0.01%)까지 치솟았다. 이탈리아 밀라노 FTSE MIB지수는 오전 한 때 3% 넘게 빠지며 하락세를 보였다. 소로스 회장도 ▦난민사태 ▦포퓰리즘 득세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등의 악재가 잇따라 유럽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EU가 실존적 위기에 처해있다”며 “잘못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발(發) 악재에 국제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뉴욕증시에서 S&P500 금융지수는 3.37% 급락했고, 다우지수도 1.58% 떨어졌다. 30일 국내에서도 코스피가 장중 한 때 2,400선을 내주기도 했다.

일각에선 10년마다 세계 경제 위기가 되풀이된다는 ‘10년 주기설’도 나오고 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조만간 새로운 금융위기가 온다는 것으로, 최근 신흥국과 유럽의 불안한 금융시장이 전조라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달 초 민간분야 이코노미스트 6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9%는 “미국 경제가 2020년 경기침체로 들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유럽발 금융불안 요인들이 빨리 가라앉지 않으면 최근 다소 수그러들고 있는 신흥국 경제 불안이 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OECD는 30일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8%로 하향조정했다. OECD는 미국의 확장적 재정과 주요국의 양호한 고용상황, 투자와 무역 회복세에 힘입어 세계 경제의 양호한 성장세를 전망하면서도 보호무역주의 확산, 지정학적 긴장 증가, 주요국 금리 정상화와 신흥국 금융불안 등의 하방 리스크가 잠재해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 대해선 수출 호조와 확장적 재정에 힘입어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지난 3월 전망(3% 성장)을 유지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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