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사설] 한일 ‘과거사 도돌이표’ 넘어 새로운 협력 전기 찾아야

알림

[사설] 한일 ‘과거사 도돌이표’ 넘어 새로운 협력 전기 찾아야

입력
2017.06.12 17:37
0 0

문재인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방한한 대규모 일본 특사단을 대표해 니카이 도시히로 집권 자민당 간사장이 12일 청와대 등을 예방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 특사단을 만나 “한일 관계를 불편하게 하고 발목을 잡는 것이 역사문제인데 단숨에 해결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본이 한국 국민의 정서를 헤아리려는 노력이 중요하고 양국이 지혜를 모아 개선하면 양국관계가 더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공감하고 함께 노력하자”며 “대화가 실현될 수 있도록 책임있게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새 정부 출범 직후 일본 특사단 방한은 두 나라가 미래를 함께할 관계임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우선 반갑다.

지금 한일 관계는 결코 순탄하지 않다. 한국일보와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공동여론조사에서 양국 관계가 나쁘다는 대답이 양국 모두 80% 전후였다. 상대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대답도 한국은 80%, 일본은 70%에 달했다.

당면한 최대 갈등 요인은 뭐니 뭐니 해도 위안부 문제다. 지난 정부의 위안부 협상은 널리 피해 당사자들이나 국민의 의견을 구하려는 노력에 의문을 남긴 채 급히 이뤄졌지만, 결과적으로 양국의 정치ㆍ외교적 합의였다는 점을 가볍게만 여길 수는 없다. 일본 정부는 재협상 불가 방침을 거듭해서 공표하고 있지만 합의 당시 한국 내에서 무리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고 현재의 한국 정부가 그런 비판에 앞장섰던 정치 세력이었음을 모를 리도 없다. 새 정부가 위안부 재협상이 불가피하다고 여긴다면 국민 여론을 들어 일본에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고, 그 과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해 국민을 설득할 명분도 찾아야 할 것이다.

물론 위안부 문제가 한일 관계의 전부가 아님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게 더욱 중요하다. 당장 북핵 문제에서 양국이 공조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중국까지 포함해 생각하면 경제, 환경 문제 등에서 동북아 주요국의 긴밀한 협력과 그 결과물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점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불편한 한일 관계를 호전시킬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 내는 일이 중요하다. 아베 정부가 소극적이라고 일본 탓만 해서는 부지하세월이다. 문재인 정부가 창의적으로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만들어 나가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 과거 김대중 정부는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통해 극적인 전환점인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만들어 냈다. 그 20주년을 맞아 비슷한 선제적 조치도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모른다. 한일이 역사ㆍ영토 문제에 매몰되는 것은 양국은 물론, 동북아 미래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오랜 질곡을 새 정부가 깨고 나아가길 기대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