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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톱’ 반기문도 사라지고… 궤멸위기의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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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톱’ 반기문도 사라지고… 궤멸위기의 보수

입력
2017.02.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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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에서 潘 지지하던 표심 10명 중 2명은 황교안 지지 이동

황교안 이름 계속 오르내리면 유승민ㆍ남경필 뜨기 어려워

“유권자 납득할 만한 혁신 없으면 2007년 대선처럼 싱거운 승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bwh3140@hankookilbo.com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bwh3140@hankookilbo.com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돌연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여권은 사실상 패닉 상태에 빠졌다. ‘보수 대연합’, ‘중도ㆍ보수 빅텐트’, ‘개헌연대’ 등 반 전 총장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됐던 일체의 보수 재집권 시나리오가 무용지물이 됐기 때문이다. 반 전 총장이 조기 불출마 선언으로 범보수 진영 대선 경선 흥행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을 마다하면서 향후 대선 레이스를 이끌어갈 동력도 상당 부분 잃게 됐다. 일각에서는 ‘황교안 등판론’으로 보수층이 결집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보수 정치권이 이번 대선에서 사실상 궤멸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많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보수 결집을 통한 반전을 노리기에는 명분도 인물도 약하다”며 “지금으로서는 보수 진영의 몰락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차기 대선이 이명박ㆍ정동영 후보가 맞붙었던 2007년 대선처럼 싱거운 승부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보수 유권자가 지지후보를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이 길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과 달리, 보수의 위기 의식이 역으로 보수 결집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새누리당 영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안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반 전 총장의 지지율 추락과 맞물려 황 권한대행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MBN과 리얼미터가 이날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도 반 전 총장을 지지하던 10명 중 2명(20.4%)이 황 권한대행으로 표심을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쪽으로 11.1%,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에게도 각각 10.9%, 9.1%가 이동했다. 일단 황 대행이 반 전 총장 불출마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된 셈이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은 국정공백을 메워야 할 신분으로서 출마 명분이 약하고 정권교체 여론과도 정면으로 배치돼 확장성에선 분명한 한계가 그어져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황 권한대행 카드를 재집권 전략이라기보다는 출구전략 차원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권에서는 친박계가 황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뭉쳐 대선 이후를 겨냥한다는 이른바 ‘친박계 야당론’이 꾸준히 거론돼 오기도 했다. 홍 소장은 “황 권한대행의 이름이 계속 오르내린다면 유승민 의원이나 남경필 경기지사 등도 반 전 총장 사퇴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여권이 처한 딜레마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이 다시 대선 레이스에 나서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 의원도 기자들의 이 같은 질문에 “이제 그만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바른정당 내 반응은 냉소적이다. 바른정당 한 중진 의원은 “김 전 대표가 대선 불출마를 번복하면 바른정당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제라도 바른정당이 홀로서기에 전력을 쏟아 보수 유권자들로부터 당당히 선택 받는 길이 보수가 살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의 유력 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오늘 오전 반 전 총장을 만나 악수하고 안부도 물었는데 갑작스럽게 결정해 충격적이다”면서 “깊은 고뇌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해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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