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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핵 의제로 처음 머리 맞대고 논의한 美ㆍ中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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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핵 의제로 처음 머리 맞대고 논의한 美ㆍ中 정상

입력
2017.04.0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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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리조트에서 만찬을 겸한 첫 회담을 가졌다. 트럼프가 취임 후 자신 소유의 이 회원제 리조트에 초대한 정상은 일본 총리에 이어 두 번째다. 통상 문제 등으로 중국에 날 선 비판만 쏟아낸 터라 되도록 부드러운 분위기로 대화해 최선의 결과를 끌어내자는 생각을 한 듯 하다.

하지만 회담 의제들은 한결 같이 밀고 당기는 씨름을 할 수밖에 없는 민감한 주제들이다. 미국은 연간 3,500억 달러 규모의 대중 무역 적자를 개선하려고 중국의 통상 관행과 환율 조작 등을 문제 삼지만 중국으로서는 최대 수출시장을 선선히 양보하기 쉽지 않다. 남중국해 문제 등 영유권 관련 의제는 더 민감해 견해 차를 좁히기 어렵다. 중국과 “이미 긴 대화를 나눴지만 지금까지 얻은 게 아무것도 없다”는 트럼프의 말이 회담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로서는 북한 핵ㆍ미사일 저지를 위해 양국이 어떤 협력을 도출해내느냐가 초미의 관심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는 회담 직전 “중국이 (북한에 대한 압박을)강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역시 “중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권한을 행사하든 힘의 새로운 지렛대를 활용하든 북한의 무모한 행동을 끝내고 동북아 안보와 안정, 경제 번영을 위한 새로운 전략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다. 당장 미국은 10년 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제재처럼 중국과 북한 간 금융 거래 차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나서서 중국 은행들의 북한 기업 또는 중국 내 북한 위장 기업과 거래를 차단해 핵ㆍ미사일 개발의 돈줄을 조이자는 것이다. 미국이 이미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까지 손에 쥔 마당이어서 시 주석도 거부하기 어려운 요구다.

현재로서는 단번에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란 어렵다. 국제사회가 작더라도 압박이 될만한 조치들을 하나씩 실행에 옮기고 또 대화도 하는 양면전략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방법밖에 없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이런 협력조차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북한 핵ㆍ미사일 개발이 거침없이 진행될 때 일어날 사태다. 트럼프는 “모든 선택지를 검토한다”며 사실상 북한 선제타격론까지 시야에 넣고 있는 듯하다.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유화적으로 보였던 트럼프 정부가 일변해 미사일 공격까지 한 것을 보면 “독자 행동할 수 있다”는 발언이 수사나 엄포가 아닐 수도 있다. 한반도가 이런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우리 정부도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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