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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첫 혜성 터치다운…생명 기원 실마리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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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첫 혜성 터치다운…생명 기원 실마리 찾나

입력
2014.11.1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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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타호서 탐사로봇 내려보내 사진 촬영·토양 화학적 분석 등

내년까지 표면에서 각종 실험 수행

로제타호. 한국일보 자료사진
로제타호. 한국일보 자료사진
로제타호. 한국일보 자료사진
로제타호. 한국일보 자료사진

12일 오후 4시(한국시간 13일 오전 1시), 인류 우주탐사 역사의 새 장이 열렸다. 유럽우주국(ESA)은 목성 주변의 혜성에 탐사선 로제타호의 탐사로봇을 성공적으로 내려 보냈다. 사상 첫 혜성 표면 착륙이다. 이번 탐사에서 과학자들은 혜성 구성 물질 분석 등을 통해 태양계와 인류 생성의 비밀을 푸는데 한 발 다가 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SA는 로제타호의 탐사로봇 파일리(Philae)를 이날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67P) 착륙을 위해 오전 8시35분 로제타호에서 분리했다. 파일리의 분리와 도착까지 전 과정은 ESA와 미 항공우주국(NASA) 홈페이지를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됐다. 67P 혜성은 화성과 목성 사이 궤도를 지나는 혜성이다.

지난 2005년 7월 NASA가 혜성 템플1호와 충돌 실험을 한 적은 있지만 혜성 표면에 로봇을 착륙시키기는 처음이다. 로제타는 2004년 지구를 떠나 10년 5개월간 지구-태양 거리의 42배가 넘는 64억㎞를 비행해 지난 8월 67P 혜성 궤도에 진입했다. P67은 총알보다 40배 빠른 시속 5만5,000㎞로 움직이고 있다. 로제타호를 떠난 파일리는 약 22.5km를 시속 3.5㎞로 비행해 혜성에 착륙을 시도했다.

파일리는 세탁기보다 작은 100㎏의 무인로봇으로 착륙용 다리가 3개 달렸다. P67은 중력이 극히 적어 그곳에서 파일리의 실제 무게는 클립 한 개보다도 더 가벼운 정도다.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한 파일리는 다양한 탐사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자체 추진로켓이 없어 분리부터 착륙까지 전과정은 로제타 탐사선에서 조종한다.

ESA는 전날 성명을 통해 “총 네 번에 걸친 최종 점검단계 중 첫 단계를 무사히 통과했다”고 밝혔다. ESA는 “모든 것이 순조롭고 로제타 탐사선이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지점에서 탐사 로봇 파일리를 혜성 표면에 안착시킬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었다.

파일리는 혜성 착륙 성공 후 곧바로 67P 표면 사진을 촬영해 보낼 예정이다. 또 표면에서 30㎝ 가량 아래에 있는 토양을 채취해 화학적으로 분석하는 등 내년까지 표면상태와 중력장 등을 관찰하며 각종 실험을 수행한다.

과학자들이 혜성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혜성이 태양계 형성 초기에 만들어져 당시 물리적ㆍ화학적 특성을 화석처럼 간직해 ‘태양계의 타임캡슐’로 불리며 태양계 생성의 비밀을 캘 수 있어서다. 과학자들은 혜성 탐구를 통해 태양계의 진화 역사, 지구와 물의 기원, 더 나아가 생명의 기원 등에 관한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가 혜성들과의 충돌을 통해 물과 함께 생명의 기원이 된 유기물질을 전해 받은 것으로 추정한다. 탐사로봇은 그 증거가 될 수 있는 아미노산을 P67에서 찾을 예정인 데 만일 자연에서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과 동일한 성분이 발견되면 혜성이 지구 생명의 기원이라는 학설이 입증될 수 있다. 탐사선 명칭도 우주를 이해하는 새로운 장을 연다는 포부를 담아 이집트 상형문자 해독의 계기를 만들어 준 로제타석(石)에서 따 왔다.

멀리서 봤을 때 P67은 표면이 평평한 감자 모양이었지만 지난 8월 로제타호가 혜성을 따라 잡고 보니 높이 50m가 넘는 바위들이 30도 각도로 가파르게 솟은 매우 험한 지형으로 착륙 시도가 결코 녹록한 상황은 아니었다. 한편 이번 로제타 프로젝트에는 지금까지 총 13억유로(1조7,600억원)가 투입됐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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