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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 경영학] 이베이, 원점에서 다시 한번 혁신을 고민할 때

입력
2017.09.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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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eBay)는 1995년 벼룩시장 스타일의 인터넷 경매사이트에서 시작했다. 1997년 이베이라는 정식 명칭을 가진 기업으로 탈바꿈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이베이의 기본적인 사업모델은 ‘매수자와 매도자가 모여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는 플랫폼과 서비스 제공’에서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2016년 이베이 사이트를 통해 거래된 총 전자상거래 규모는 840억달러(95조1,720억원)에 달하며 이는 전 세계 총 전자상거래 규모의 약 5%에 해당한다. 이 회사가 보유한 전자상거래 브랜드로는 이베이 외에도 온라인으로 티켓을 사고팔 수 파는 ‘스텁허브(StubHub)’, 지역중심 온라인 광고 서비스인 ‘이베이 클래시파이드 그룹(eBay classified group)’ 등을 들 수 있다. 2017년 전체 전자상거래 가운데 40%는 미국 내에서, 나머지는 해외를 통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수익구조를 보면 매출의 70%가 전통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발생했고, 10%는 스텁허브에서, 나머지 20%는 광고수입을 통해 발생했다.

이베이가 지닌 강점이라면 오랫동안 쌓인 브랜드 효과로 인한 풍부한 사용자 기반이라 할 수 있다. 이베이에서 적극적으로 전자상거래를 하는 사용자 수는 1억7,00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전자상거래 기업이라는 업종에 걸맞지 않게 2014년 이후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4~17년 3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3%를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같은 기간 대표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의 성장률은 24%에 달할 전망이다.

전체 거래 금액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나, 이베이가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거리는 적극적 사용자 수가 2015년 이후 답보 상태라는 점이다. 이런 상황이기에 이베이의 주가는 프리미엄은커녕 S&P 500지수와 대비해도 밸류에이션이 할인돼 거래되고 있다.

최근 들어 이베이가 고전하는 원인은 다른 인터넷 또는 전자상거래 기업과 같은 ‘과감한 혁신’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매수자와 매도자를 전자상거래를 통해 엮는’ 사업모델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시대 변화에 적응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사실이다. 스텁허브, 이베이 클래시파이드 그룹을 통한 사업모델 다변화가 대표적인 예다. 모바일 세계로 급속하게 이동하는 전자상거래 추이에 발맞춰 모바일 관련 기능을 강화하고 있으며 판매자의 편의를 확충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 관련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업종의 특성상 이렇다 할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는 기업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쟁자들의 공격목표가 되는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20년간 쌓아온 브랜드 가치와 강력한 사용자 기반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가 호락호락 당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다만 안정된 실적 성장 궤도로 복귀하기 위해선 신규사업 수익성 확대와 사용자 수의 의미 있는 증가가 필수적이다. ‘원점에서 다시 한번 혁신을 고민하는’ 경영진의 모습이 필요한 국면이다.

김도현 삼성증권 해외주식팀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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