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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 '입맛대로' DMZ 영상 공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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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 '입맛대로' DMZ 영상 공개 논란

입력
2015.08.1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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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군사 2급 비밀'인데

작년 '귀순벨 탈취'는 숨기고 이번 폭발 장면은 전격 공개

군 당국이 지난해 비무장지대(DMZ) ‘귀순벨 탈취’ 사건 당시 북한군이 도망치는 장면을 녹화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국방부는 1년이 지나도록 이 화면을 숨기고 있다. 반면 이번 DMZ 지뢰폭발을 담은 열감시장비(TOD) 영상은 사고 6일만에 전격 공개했다. 국방부가 같은 군사 2급 비밀에 대해 유리한 영상은 공개하며 여론전을 펴고 불리한 영상은 철저히 은폐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는 10일 DMZ 철책에서 지뢰가 폭발하는 장면을 공개하면서 “국민에게 실상을 알리고 장병들에게 경각심을 갖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민구 장관은 병원에 입원한 수색대원들을 찾아가 함께 영상을 지켜보며 전의를 다지기도 했다. 대원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렸지만 아랑곳없었다. 우리 장병들이 무참하게 공격을 당했던 터라 동정론에 호소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달리 국방부는 1년 전 북한군 특수부대원 3명이 육군 1사단 관할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2분만에 귀순벨을 누르고 옆에 세워둔 표지판을 뜯어가면서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농락했던 장면은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당시 영상은 귀순벨에서 500여m 떨어진 우리측 GP(DMZ 내 감시초소)에서 폐쇄회로(CC)TV로 포착한 것이다. 즉각 공개해 장병들의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감시태세를 보완하는 계기로 삼았더라면 이번과 같이 북한군이 DMZ안에서 지뢰를 매설하도록 눈뜨고 당하는 과오를 범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TOD영상의 선별 공개 문제는 12일 열린 국회 국방위 긴급 현안보고에서도 다시 제기됐다. 하지만 군 당국은 이번에도 어물쩍 넘어갔다.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이번에 TOD 영상을 공개했는데 지난해 귀순벨 탈취사건 때 확보한 CCTV자료를 일선 장병들에게 시사회 같은 것을 한 적이 있는가”라고 묻자 한 장관은 “제가 알고 있지 못하다. 확인해서 답변 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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