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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통시장 청년상인의 나비효과

입력
2017.10.23 16:0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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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인 미국 뉴욕에 허리케인을 일으킬 수 있다. 나비효과를 설명할 때 흔히 드는 비유다. 나비효과는 원래 대기현상과 관련한 용어였지만 이제는 사소한 사건 하나가 나중에 커다란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의미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점차 활기를 잃어가고 있는 우리의 전통시장에 뛰어든 청년상인들이 일으키는 작지만 힘찬 날갯짓이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거에 전통시장은 각 지역을 대표하는 번화가로 세대를 불문하고 모두가 즐기는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지역사회와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하였다. 시장은 단순히 경제적 교환만 일어나는 곳이 아니었다. 지금의 인터넷과 같은 역할을 하는 정보교류의 장이면서 젊은이들에게는 데이트 장소였고, 최신 유행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최근 우리의 전통시장이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 등 현대적 유통에 떠밀려 활기를 잃어가고 있어 안타깝다.

전통시장의 쇠락은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소비자와 상인들의 고령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전통시장 상인들의 평균연령은 56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고객도 50대 이상이 대부분이다. 고령상인이 포진한 전통시장은 1~2인 가구로 가족형태가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는 상황변화에 대응하고 20~40대 젊은 소비자층을 유입할 공감 마케팅을 펼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2015년부터 ‘청년상인 창업지원’ 사업을 시작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은 전통시장의 빈 점포를 활용해, 만 39세 이하의 예비 창업자에게 창업교육, 인테리어 비용과 임차료 지원, 운영 컨설팅, 홍보마케팅을 지원해 전통시장 내 청년창업을 돕는 사업이다. 아울러 정부는 전통시장 내 청년시장 조성을 위하여 전통시장 일정구역 내 20개 점포 이상의 청년점포 및 고객 휴게 공간, 상인 협업 공간 등 문화와 쇼핑, 놀이가 집적된 공간인 청년몰 조성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청년상인 창업지원과 청년몰 조성사업을 통해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무장한 청년들이 전통시장에 투입되자 전통시장에 활력이 살아나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젊은 고객이 유입되고 있다. 대전 중앙시장 청년몰 청년구단은 “즐겁고 행복한 청년일터”라는 목표로 창업한 청년상인들이 야구와 푸드코트 컨셉을 결합한 스포츠펍을 조성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원주중앙시장은 청년상인들이 뛰어들어 2층 전체가 청년상인 창업공간으로 탈바꿈한 지 2년 만에 하루 평균 100명이던 방문객이 주말 기준 2,000여 명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올해 하반기부터 청년상인에게 점포 선택권을 주고, 창업 전 실전경험을 쌓을 점포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청년상인 창업 안착을 위한 지속적 사후지원에도 나선다.

정부의 지원으로 전통시장에 입성한 청년들의 작은 날갯짓이 기존 시장 상인들의 응원이라는 뒷바람을 받아 전통시장은 물론 지역경제까지 살리는 폭풍 같은 효과를 거두길 바란다. 이민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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