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인터뷰] "니들은 나이 안 먹냐!" 왕년의 고소영 죽지 않았다

알림

[인터뷰] "니들은 나이 안 먹냐!" 왕년의 고소영 죽지 않았다

입력
2017.05.15 09:08
0 0

[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왕년의 고소영 어디 가지 않았다. 10년 만의 복귀작 '완벽한 아내'가 시청률 4~6%로 씁쓸히 종영해 기죽을 법도 한데 당당했다. 자신보다 조여정이 더 주목을 받은 데 대해서도 애써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캐릭터가 중심을 잃자 PD 앞에 가서 울고 불며 하소연했다고. 오히려 "KBS가 미안해하더라. 정신병에 걸릴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한술 더 떠 "작가 인터뷰 좀 해달라!"고 소리쳤다. 그만큼 애정을 쏟았기에 아쉬움이 커 보였다.

고소영은 2007년 SBS 드라마 '푸른 물고기' 이후 10년 만에 복귀했다. '완벽한 아내'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 주부 심재복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캐릭터는 정체성을 잃었고 스토리는 점점 산으로 갔다. 재복의 사이다 한방을 기대했지만 답답한 고구마 전개가 계속됐다. 그럴수록 재복의 인생을 뒤흔든 사이코패스 이은희(조여정)에 초점이 맞춰졌다.

"은희 빼고는 다들 힘들어 했다. 은희는 목적 의식이 뚜렷했는데 재복은 봉구(성준)와 진하게 사랑을 할 수도 없고 애매모호했다. 재복이 캐릭터가 갈 곳을 잃었다. 말만 사이다고 하는 행동이 없었다. '꺼져! 꿇어!'만 하지 않았냐. 하루에만 열 번도 더 울었다. 공포, 코미디, 멜로 등 여러 가지 연기를 했다. 정신병에 걸릴 정도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연기는 재미있었다. "재복이에 대한 애정은 충분히 있었다"고 귀띔했다. 상대역 윤상현의 희생정신 덕분이다. 윤상현이 맡은 지질한 남편 구정희 역시 캐릭터가 변질됐지만 자신이 희생하겠다며 더 망가졌다고. "배우들의 케미가 정말 좋았다. 윤상현과 부부싸움 할 때 NG내면 서로 졌다면서 장난도 치고 정말 부부 같았다. 작품 완성도가 좋았으면 '더 잘 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있다. 끝나면 시원섭섭하다고 하지 않냐. 약간 허망하다."

시청자들의 응원은 큰 힘이 됐다. 사실 요즘 젊은 세대는 고소영의 연기를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10년간 CF스타 혹은 장동건 아내로 살아왔기 때문. '완벽한 아내' 첫 방송 직후 "왜 연기 못한다고 알려졌지? 의외로 잘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고소영은 "실제로 내 연기를 못 본 사람이 너무 많다. 마지막 작품에 몰입을 못했고 우여곡절이 많았다. 결국 배우의 몫인 것 같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편성이 앞당겨져 대본 숙지할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했다. 작가로부터 캐릭터 설명을 더 추궁해서 들었어야 했다.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 떠나서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고소영은 인터뷰 내내 솔직했다. 자신을 꾸미려고 하거나 입에 발린 소리를 하지 않았다. 마치 미용실에서 수다 떠는 옆집 아줌마와 다를 바가 없었다. "요즘 배우들은 싫으면 싫다고 소신껏 말하지 않냐. 예전엔 그러면 안 됐다. '엄마의 바다' 때 인터뷰 약속을 안 하고 와서 해달라고 하면 '싫다'고 했다. 고현정 언니가 '뭐 저런 애가 다 있냐'고 하더라. '내일은 사랑' 촬영 당시에도 이병헌 오빠가 밖에 나오라고 하면 '추워!' 하면서 안 나갔다. 병헌 오빠와 (이)민정 부부의 애들이랑 자주 만난다. 딸 윤설이가 '안 할거야!' 하면서 땡강 부리니까 병헌 오빠가 '소영아 너 같아' 하면서 박장대소를 하더라(웃음)."

고소영은 아들과 딸의 자랑을 쉴 새 없이 늘어놓았다. 영락없는 아들ㆍ딸 바보 엄마였다. 핸드폰에 담긴 아이들의 사진도 스스럼 없이 기자들에게 보여줬다. 아들은 장동건의 이목구비를 쏙 빼 닮은 모습이었다. 딸은 '리틀 고소영'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뛰어난 미모를 자랑했다. 육아에 집중하느라 복귀가 늦어진 점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좀 더 젊고 예뻤을 때 작품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터. 하지만"'엄마 수업'이라는 책을 읽고 만 4세까지 아이들과 같이 있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당시 밥 한 끼를 밖에서 먹어도 맘 편히 놀지 못했다. '아이들은 잘 있나?' 항상 마음이 불편하더라. 지금이 나가서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시점 같다. 젊게 살면 되지 않냐."

스스로 "마흔여섯 아줌마"라고 강조하지만 고소영은 18세 연하 성준과 로맨스 연기도 무리 없이 소화했다. 성준과 호흡에 대해 "진짜 1990년생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애늙은이 같다. 내가 어리게 사는 것도 있지만 듣는 음악도 비슷하고 잘 맞았다"면서도 "자꾸 언론에서 나이를 강조하니까 성준이랑 멜로 연기하는 게 불편하더라"고 했다. 이어 "연예계가 나이 든 걸 약간 죄인 취급 하는 게 있지 않냐. 특히 여배우한테 그런 것 같다. 확 내가 늙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니들은 나이 안 먹냐"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차기작은 10년 더 걸리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는 "에이~그러면 할머니 역할 해야 되는 것 아니냐. 남편도 빨리 한 작품 더 하라고 한다"고 고개를 저었다. 함께 출연한 정수영 역시 "언니 충격 받지 말고 다음 작품 이어갔으면 좋겠다"며 응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 PR시대이지 않나. 이동욱씨가 김은숙 작가 찾아가서 '도깨비' 저승사자 역 하고 싶다고 했다더라. 멋있어 보였다. 공유, 김우빈처럼 섹스어필 하면서 듬직한 연하남과 작업해보고 싶다. 남편이랑 비슷해 보인다고? 장동건은 듬직해 보이지만 내가 챙겨줘야 될 게 많다(웃음)."

사진=킹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방법은 포맷 뿐? 보호나라, 랜섬웨어 예방 수칙 밖에...

문재인 정부, 朴 자료 파기에 골머리 앓는 중?

변양균 누구? 신정아와 스캔들로 ‘떠들썩’ 했던 盧 경제 참모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