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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유학생, 고려대 외국인 첫 수석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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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유학생, 고려대 외국인 첫 수석 졸업

입력
2018.02.25 15:55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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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학부 왕핑씨

수업 통째로 녹음, 암기하며 열공

숙대선 케냐 유학생이 수석

2018학년도 고려대 미디어학부 수석졸업생 왕핑씨. 본인 제공
2018학년도 고려대 미디어학부 수석졸업생 왕핑씨. 본인 제공

24일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 화정체육관. 2018학년도 학위수여식이 열린 이날 미디어학부 수석졸업자로 중국인 왕핑(王萍·24)씨가 호명됐다. 고려대에서 한국 학생이 아닌 외국인이 학부 수석졸업 한 건 개교 이래 처음. 왕씨는 평점 4.5점 만점에 평균 4.26점이란 성적으로 ‘최초 외국인 수석졸업자’로 이름을 올렸다.

어릴 때부터 한국드라마 ‘대장금’ 등을 접하며 한류에 친숙해진 왕씨는 2012년 자신이 살던 산시성(陕西省) 소재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한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동국대 어학당에서 한국어 실력을 쌓은 그는, 2014년 고대 미디어학부에 입학했다.

공부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도 컸지만, 한국어로 전공 수업을 듣는 과정은 생각보다 험난했다. 방법은 오로지 남들보다 더 악착같이 공부하는 것뿐이었다. 25일 그는 수석졸업의 비결로 “암기와 아르바이트”를 꼽았다. 1~2학년 내내 수업내용을 모두 녹음한 뒤, 수업 후 몇 번이고 반복해 들어 통째로 암기했고, 기회가 되는대로 음식점 서빙이나 방송 출연 등 아르바이트를 해 가며 한국어를 온몸으로 익혔다. 왕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친구도 많이 사귀고, 드라마도 꾸준히 본 덕에 공부가 수월했던 것 같다”고 했다.

왕씨는 졸업과 동시에 중국 광저우시 소재 IT기업 ‘네티스’에 통번역 담당자로 입사했지만, 마음은 여전히 한국에 있다. 왕씨는 “한국이 너무 좋아 계속 살고 싶었지만, 한중 관계가 좋지 않아 취업 기회가 적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한국 미디어 대기업에 취직해 ‘도깨비’ 같은 한국 드라마나 영화·예능을 중국에 수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3일 열린 숙명여대 졸업식에서도 외국인 수석졸업생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케냐에서 온 유학생 망고 제인 앙가르(26)씨. 사회과학대를 졸업한 그도 평균평점 4.18(4.3점 만점)이란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숙대 최초 외국인 수석졸업생이 됐다. 원래 케냐의 한 대학에서 국제관계외교학을 전공했다는 앙가르씨는 2014년 숙대에 입학, 4년 동안 재수강 한 번 없이 줄곧 상위권 성적을 거둬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앙가르씨는 “케냐도 한국처럼 민주화가 발전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한국서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정치권력과 재벌의 관계를 연구하고 싶고, 훗날 케냐에 돌아가 정치학자로 활동하는 게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숙명여대 사회과학대를 수석졸업 한 망고 제인 앙가르씨. 연합뉴스
숙명여대 사회과학대를 수석졸업 한 망고 제인 앙가르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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