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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커지는 진경준 검사장 주식 의혹 검찰이 규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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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커지는 진경준 검사장 주식 의혹 검찰이 규명해야

입력
2016.04.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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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인 진경준 법무부 출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장의 부당 주식거래 의혹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는 지난주 공직자 재산 공개에서 게임회사 넥슨 주식 80만주를 126억 원에 처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식 투자와 매각 과정에 대한 의혹이 잇따라 제기돼왔다. 진 검사장은 주식 매입 경위에 대해 함구해 오다가 6일 만에 해명자료를 냈지만 오히려 의문이 커지는 양상이다.

진 검사장의 넥슨 주식 투자와 매각 과정을 보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는 2005년 상장 전인 넥슨의 주식 매입 경위에 대해 “대학 친구로부터 ‘지인이 이민을 가려는데 급히 주식을 팔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친구들과 함께 투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확한 주식 규모와 액수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주식 매입을 권유한 대학 친구와 주식을 판 지인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문제는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대표와의 연관성이다. 업계에서는 진 검사장과 김 대표가 서울대 동기로 평소 친분이 두터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진 검사장이 넥슨 주식을 매입한 시점에 “넥슨 상장을 일본에 할지 한국에 할지 고민된다”며 조언을 구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2005년 당시 넥슨은 주식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초우량 회사였다. 주식 장외시장에 매도 물량이 거의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진 검사장의 넥슨 주식 보유 규모는 전체 주주 가운데 26위에 해당돼 웬만한 넥슨 임원들보다 많았다. 주식 매입 과정에 넥슨 측의 특혜가 있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더욱 큰 의혹은 주식 매입 배경이 그가 맡았던 업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그는 2002~2004년 금융정보분석원(FIU) 파견 근무를 한 뒤 이듬해 넥슨 주식을 샀다. 또한 주식 보유 중에 금융수사를 전담하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을 지냈다. 금융거래 정보를 수집ㆍ분석하는 기관과 기업수사 전담부서의 책임자를 지내면서 특정기업 주식으로 큰 돈을 번 것은 누가 봐도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진 검사장은 “어떤 보직에서도 주식 매입 회사와 관련해 영향을 미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이 가라앉기는커녕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제 법무부와 검찰이 나서서 진 검사장의 ‘주식 대박’을 둘러싼 온갖 의혹의 진상을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 국민적 의혹이 쏠려 있는 사안을 명쾌하게 풀어내지 못할 경우 검찰 조직 전체가 불명예를 뒤집어쓸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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