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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절벽, 시장 다변화로 넘자” 신흥국 공략 나선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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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절벽, 시장 다변화로 넘자” 신흥국 공략 나선 기업들

입력
2015.10.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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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우리나라의 월별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많았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9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가 이어졌고 2011년 이후 4년간 이어진 무역 규모 1조 달러 달성도 올해는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새로운 메가 자유무역협정(FTA)들까지 등장해 교역 블록을 형성하며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본보는 3회에 걸쳐 메가 FTA 시대를 맞아 달라지는 기업들의 수출 전략을 짚어 봤다.

한국 경제를 이끌던 굳건한 성장엔진인 수출이 힘을 잃으면서 위기를 넘어 절벽이란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국제 유가 하락, 중국의 성장 둔화, 위축된 세계 교역시장 등이 원인이다.

따라서 수출을 통해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려면 중국 의존도가 컸던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제품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뼈를 깎는 원가 절감 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스마트폰ㆍTV “성장 잠재력 큰 인도를 노린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의 스마트폰 이용자 는 전체 인구 12억3,600만명의 11% 정도다. 그만큼 스마트폰을 판매할 대상이 많다는 뜻이다.

SA는 올해 1억2,100만대인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이 2020년 2억5,700만대로 커져 미국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1위는 5억대로 예상되는 중국이지만 앞으로 5년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인도(113%)가 중국(16%)을 압도한다.

애플, 구글에 맞서 독자 스마트폰 운영체제 개발에 공을 들인 삼성전자는 인텔, 리눅스재단과 함께 개발한 운영체제 ‘타이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Z1’을 세계 최초로 지난 1월 인도에서 출시했다. Z1은 올해 6월까지 인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에서 100만대 가량 팔렸다. Z1으로 재미를 본 삼성은 이달 Z3를 내놓고 인도를 중심으로 한 서남아시아 공략에 나섰다.

Z3 가격은 200달러 이하 저가 비중이 70%인 인도 시장에 맞춰 15만원대로 책정됐다. 음악서비스인 ‘믹스 라디오’를 통해 13가지 장르의 인도음악 3,500만곡을 무료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도록 지원했다.

LG전자도 뮤지컬 스타일의 드라마와 영화가 인기인 인도를 겨냥해 600W 출력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음향을 일반 TV보다 6배로 강화한 ‘재즈TV’를 출시했다.?

정유업계 “중국 대신 동남아 시장 공략”

2000년대 이후 정유사들의 중국 수출 비중은 20%대다. 특히 2006년 들어 중국 수출 비중이 30%에 육박하자 국내 정유사들은 앞다퉈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고도화 설비를 증설했다.

그러나 늘어나는 석유 수요에 맞춰 중국이 자체 설비를 늘리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중국은원유 정제설비를 2008년 미국의 절반 수준인 하루 872만 배럴 규모에서 5년 만에 44% 늘어난 1,259만 배럴로 키웠다. 5년만에 우리나라 설비 규모의 1.5배 가량을 늘린 것이다.

이에 국내 정유사들은 호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SK에너지는 중국처럼 단일 제품을 대규모로 수입하지 않는 필리핀을 주목했다. 많은 인구에 비해 정유시설이 부족한 인도네시아도 국내 정유사들이 노리는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설비 노후화로 8만배럴 규모의 정제설비가 폐쇄된 호주도 정유사의 주요 수출 대상이다. 에쓰오일은 2013년 호주 유나이티드 터미널과 2년간 1조7,000억원 상당의 휘발유, 경유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앞으로도 전략적으로 호주에 경질유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주요 운송수단으로 자동차보다 모터사이클이 더 인기인 동남아시아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마케팅도 활발하다. 에쓰오일은 모터사이클 전용 윤활유‘S-OIL7’을 개발해 동남아의 프리미엄 윤활유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자동차 “브라질ㆍ러시아 등 글로벌 현지화 전략”

현대ㆍ기아차는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시장의 통화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져 지난해보다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현지 전략차종의 누적 판매대수가 올해 1,000만대를 돌파해 중시할 수 밖에 없는 시장이다. 현대차가 브라질 공장에서 생산하는 HB20은 소형 해치백 모델로, 지난달까지 7만8,867대가 팔려 브라질 전체 승용차 중 판매량 3위를 기록했다.

러시아에서는 춥고 겨울이 긴 환경 때문에 쏠라리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낮은 기온에서도 시동을 쉽게 걸 수 있는 배터리와 눈이 많이 내리는 기후적 특성을 고려해 4리터의 대용량 워셔액 탱크, 타이어의 머드 가드를 기본 사양으로 적용했다. 여기에 급출발과 급제동이 빈번한 러시아의 운전문화를 고려해 ‘급제동 경보 장치’가 적용됐고 헤드램프를 계속 켜놓는 운전자들이 많아 수명이 긴 램프를 장착했다.

이런 현지화 전략으로 쏠라리스는 2012년부터 3년 연속 판매량 10만대를 넘겼고 올해도 8월까지 7만4,534대를 팔아 4년 연속 현지 수입차 중 판매 1위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인도, 베트남 등 신흥국의 중산층 규모가 늘고 있어 이들 시장의 특성을 파악해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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