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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광모 ‘4세 경영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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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광모 ‘4세 경영시대’ 개막

입력
2018.06.29 17:50
수정
2018.06.29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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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최장 타계 한달여 만에 회장 승계

국내 10대 그룹 중 첫번째 ‘4세대 총수’

그룹 이끌던 구본준 부회장 경영 손떼

고(故) 구본무 LG 그룹 회장이 타계한 지 한 달여 만에 장남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LG그룹 회장에 올랐다. 구 신임 회장의 작은아버지인 구본준 부회장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구인회→구자경→구본무→구광모’로 이어지는 LG그룹의 4세 승계 작업은 가문의 전통에 따라 잡음 없이 일사천리로 마무리됐다.

LG 지주회사인 ㈜LG는 2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 상무를 신규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 데 이어, 곧바로 이사회를 개최해 대표이사 회장으로 임명했다. ㈜LG는 구 회장 선임에 따라 현 대표이사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하현회 부회장과 함께 복수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이로써 LG는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4세대가 총수에 오른 첫 번째 기업이 됐다.

만 40세의 구 회장은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금융팀 대리로 입사한 지 12년 만에, 상무 직함을 단 지 3년 만에 회장에 올라 자산규모 123조원에 달하는 재계 4위 LG그룹의 지휘권을 쥐게 됐다.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이 1947년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을 설립했을 때와 같은 나이이다. 2대 구자경 명예회장은 45세에 3대 구본무 회장은 50세에 회장에 올랐다.

구 회장은 미국 로체스터 공대를 졸업한 후 2006년 28세에 LG전자 재경부문 금융팀 대리로 입사해 이후 LG전자와 ㈜LG를 거치며 제조와 판매 현장, 해외와 지방 등을 두루 경험했다. 또 2015년부터 신사업을 관할하는 ㈜LG 시너지팀 상무로 그룹의 주력 사업을 폭넓게 챙기며 경영권 승계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이사회가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구 회장이 사장이나 부회장을 맡아 일정 기간 그룹 경영 전반에 대해 경험을 쌓은 후, 회장직에 오를 거란 관측이 많았다. 거대 그룹을 지휘하기에는 독자적 경영능력을 충분히 검증 받지 못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그러나 LG는 ‘장자승계 정공법’을 택했다. LG 관계자는 “장자승계 원칙이 확실한 LG에서 구광모 체제에 힘을 실어주고, 승계 과정에서 불거질지 모를 여러 돌발변수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결정이며, 회장직을 직접 많아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그룹 관계자도 “장자승계 전통이 철저하게 지켜지기 때문에, 이번에 어떤 직급을 맡느냐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지만 ‘책임 경영’ 의지를 부각하기 위한 결정이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룹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고 구본무 회장의 병세가 짙어진 지난해 말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두고 구성한 ‘6인 부회장 체제’의 도움을 받으면, 경험부족도 곧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의 총수로 이재용(50) 부회장을 지정한 이후, LG에서 40세 총수가 등장함에 따라 국내 4대 그룹 총수의 평균 연령도 점차 젊어지고 있다.

한편 속전속결 승계 과정에서 어떤 잡음도 나오지 않은 점에 역시 ‘LG가(家)답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본무 회장이 병석에 있는 동안 그룹을 이끌던 구본준 부회장은 이날부터 LG그룹 경영에서 물러나고, 연말 임원인사에서 퇴임한다고 밝혔다. 창업주부터 이어진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장남을 제외한 다른 형제들이 일부 사업을 떼어내 독립하는 계열분리가 계속된 만큼, 구 부회장 역시 계열분리에 나설 거란 관측이다. LIGㆍLSㆍ희성그룹 등이 모두 LG에서 분리된 기업들이다.

구 회장은 “그간 LG가 쌓아온 고객가치 창조와 인간존중, 정도경영 자산을 계승ㆍ발전시키고,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개선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기반을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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