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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구현 나선 강력반 형사… 류승완표 창의적 액션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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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구현 나선 강력반 형사… 류승완표 창의적 액션 가득

입력
2015.07.2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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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이야기, 액션이 주요 구성 요소 중 하나, 황정민이 주인공, 메가폰은 류승완 감독이 잡았다. 낯익은 배우, 액션에 능한 감독이 익숙한 소재로 다시 만나 활극을 펼친다면 선입견이 생길 만도 하다. 혹시 또 다른 ‘부당거래’(2010)?

결론부터 말하면 영화 ‘베테랑’은 ‘부당거래’와 결을 달리한다. ‘부당거래’가 비리 형사와 야비한 검사를 돋보기로 한국사회의 어둠을 부각시켰다면 ‘베테랑’은 의기 가득한 한 강력반 형사의 패기를 불씨 삼아 뜨겁게 (스크린에서나마) 정의를 구현한다. 재벌 3세의 패악과 한국사회의 부적절한 커넥션을 그리지만 냉기 어린 ‘부당거래’와 달리 펄떡거리는 생기가 가득하다.

영화 '베테랑'은 정의감 가득한 형사 서도철(왼쪽)과 비뚤어진 재벌 3세 조태오의 대결을 통해 액션의 쾌감을 만들어 낸다. CJ E&M 제공
영화 '베테랑'은 정의감 가득한 형사 서도철(왼쪽)과 비뚤어진 재벌 3세 조태오의 대결을 통해 액션의 쾌감을 만들어 낸다. CJ E&M 제공

영화의 중심은 강력반 형사 서도철(황정민)과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다. 평생 한번 마주치기도 어려울 듯한 각기 다른 신분의 두 사람은 화물차를 모는 배 기사(정웅인)의 혼수상태로 악연을 맺는다. 조태오가 배 기사의 의문스러운 추락사고와 관련됐다는 낌새를 챈 서도철이 집념으로 재벌 3세의 비밀스러운 행각을 파고들면서 이야기는 본궤도에 오른다. 이후 영화는 서도철과 조태오를 축으로 한 명확한 권선징악 구도를 엔진 삼아 결론을 향해 쾌속 질주한다.

여러모로 차진 영화다. 이야기의 구성이 조밀하고 액션의 합이 척척 들어맞는다. 연출과 연기, 스턴트, 편집 등 어느 하나 흠을 잡기 어렵다. 툭툭 잽을 던지며 접근하다 어느 새 관객을 코너에 몰아넣고 혼을 뺏는 작품이다. 관객으로부터 123분을 순식간에 훔쳐가는, 잘빠진 상업영화다.

류 감독의 이전 영화들이 그렇듯 창의적인 액션 장면이 가득하다. 서도철이 좁은 컨테이너 사이에 갇혔을 때 발휘되는 액션 등은 웃음과 서스펜스와 쾌감을 동시에 안긴다. 차량 80여대를 동원해 서울 명동에서 촬영한 마지막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다. 폭주하는 조태오의 광기를 담는 동시에 한국영화에선 보기 드문 볼거리를 제공한다. 정밀하게 계산된 액션 하나하나만으로도 티켓 값이 아깝지 않다.

배우들의 연기는 예상대로다. 황정민과 강력반 오 팀장 역의 오달수는 근사한 연기 앙상블을 선보인다. “같은 팀원들끼리는 방귀 냄새도 같아야 하는 거야”라는 오 팀장의 우스개 어린 대사를 연상시킬 정도다. 조태오를 보좌하는 냉혈한 최 상무 역의 유해진도 이름값을 제대로 한다. 역시 베테랑은 베테랑이다. 청춘 스타답지 않게 악역을 맡은 유아인의 변신도 주목할 만하다. 내달 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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